[사설] ‘반문’(反文) 타령만 하다 TK에서도 외면당한 국민의힘

입력 2020-11-04 05:00:00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2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갤럽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국에서는 물론 텃밭이라고 하는 대구경북에서도 민주당(국민의힘 30%, 민주당 34%)에 밀렸다.

리얼미터 조사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대구경북 지지도는 오른 반면 국민의힘은 하락했다. 국민의힘이 전국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TK에서마저 민심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좀비 정당'이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무기력하다. '야성'(野性)이 사라진 것은 물론 문재인 정권의 계속된 실정(失政)의 반사이익도 따먹지 못한다. 국민의힘이 이렇게 쪼그라드는 더 본질적 이유는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보여주지 못했다. '반문'(反文)만 외치면 다 되는 것으로 착각했다. 지난 4월 총선의 궤멸적 패배는 그 필연적 결과다.

그렇게 뜨거운 맛을 봤지만,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앞으로는 '보수'라는 말도 쓰지 말라"고 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 보수정당이 보수정당으로 보이지 않게 위장하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민주당 2중대가 되겠다는 것인가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TK에서마저 외면받자 국민의힘은 대구시, 경북도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지역 현안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국비 확보에 진력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민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게 아니다. 국비 확보도 중요하지만 이를 떠나 야당다운 야당, '반문'만 외칠 게 아니라 보수정당의 정체성을 견지하면서도 시대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창조적인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대구시와 정책협의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든든한 힘이 되고 있는 대구경북에 이제는 국민의힘이 든든한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런 하나 마나 한 소리만 늘어놓으니 민심이 떠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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