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부담"-"직업 선택권"…50대 신입 공무원 보는 시선들

입력 2020-11-03 17:10:39 수정 2020-11-03 19:22:03

경북도, 올해 합격 50대 이상 신규 공무원 14명…군위군청 1962년생 신규 임용
"자아 실현 및 도전정신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조직 운용 차원에선 부담"
나이 때문에 직업 선택권이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

지난달 28일 경북 군위군청에서 열린 임용식에서 신규 공무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군위군 제공
지난달 28일 경북 군위군청에서 열린 임용식에서 신규 공무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군위군 제공

1962년생인 A씨는 지난달 28일 경북 군위군청에 9급 공채로 신규 임용됐다. 대기업에서 26년 동안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1년 동안은 울릉군청에서 9급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개인적 사정으로 다시 군위군청 공무원시험에 도전한 그는 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올해 경북 지방자치단체 공채에 합격한 50세 이상 신규 공무원은 14명이다. A씨가 최고령자이고 의성군 B씨(1965년생), 울진군 C씨(1967년생), 청도군 D씨(1968년생) 순으로 나이가 많다. A씨의 경우 2년 뒤 정년 퇴직 예정이다.

A씨처럼 60세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늦깎이 신규 공무원에 대해선 평가가 교차한다. 자아 실현 및 도전정신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조직 운용 차원에선 부담스럽다는 게 일반적이다. 일각에선 '젊은 층의 일자리 뺏기'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군위군청 한 직원은 "고령자가 신입으로 들어오면 경험, 연륜이라는 면에선 도움될 수 있겠지만 상급자보다도 나이가 훨씬 많아 불편한 게 사실"이라며 "업무에 조금 익숙할 때쯤이면 퇴직하는 것도 조직 차원에선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말했다.

상주시에선 올해 26명의 9급 공채 신규 공무원을 뽑았는데 유일한 50대인 이모(50) 씨가 발령을 기다리고 있다. 상주시청 인사 담당자는 "늦깎이 공무원들은 젊은 신규 공무원들에겐 없는 수십년 사회생활 경험이 큰 자산"이라며 "도전정신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했다. 한 20대 신규 공무원도 "동료가 부모뻘 되는 분이라 조심스럽지만 배울 점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물론 나이 때문에 개인의 직업 선택권이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직업 선택의 자유는 인권 차원을 넘어 생계 유지를 위한 활동이기 때문이다. A씨는 "솔직히 조직에 눈치가 보이지만 아직은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군위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두 번이나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터라 공부 비결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A씨는 "기출문제 중심으로 공부하되 천자문 정도는 익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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