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유명희·정태옥' '민유숙·문병호' 부부 언급한 이유는?

입력 2020-10-29 17:12:56 수정 2020-10-29 17:30:07

왼쪽 문재인 대통령, 오른쪽 상단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정태옥 전 의원 부부, 오른쪽 하단 민유숙 대법관·박병호 전 의원 부부. 매일신문DB
왼쪽 문재인 대통령, 오른쪽 상단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정태옥 전 의원 부부, 오른쪽 하단 민유숙 대법관·박병호 전 의원 부부. 매일신문DB

29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인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전 비공개 환담에서 나온 이야기를 소개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국회 시정연설 전 환담 시 있었던 뒷얘기를 한 가지 소개해 드릴까 한다. 어제 비공개 환담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결선 라운드 진출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당시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승패에 상관없이 이번에 대통령께서 (청문회)후보 연좌제를 깼다"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부부는 각각의 인격체 아닌가. 각자 독립적으로 자유로운 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연좌제가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실 것이다. 유명희 본부장 남편이 야당의 전 국회의원이다"라며 정태옥 전 의원을 가리켰다.

정태옥 전 의원은 대구시 행정부시장 출신이다. 20대 총선에서 대구 북구갑 지역구에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전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공천 탈락으로 무소속으로 대구 북구갑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 실장이었던 유명희 본부장은 남편이 현역 의원으로 있던 2019년 2월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했다.

강민석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답 취지에 대해 "인사 시 남편 또는 부인이 누구인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남편 또는 부인이 누구인지 개의치 않고 인사를 해왔다. 2017년 지명한 민유숙 대법관 같은 경우도 남편이 당시 야당 소속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유숙 대법관 남편은 문병호 전 의원이다. 17대와 19대 등 2선을 한 문병호 전 의원은 2017년 당시 국민의당 최고위원 등을 맡았다.

28일 국회 시정연설 전 비공개 환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박병석 국회의장. 청와대
28일 국회 시정연설 전 비공개 환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박병석 국회의장.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에 따르면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도 가급적 본인을 검증하는 과정이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고, 이에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에서도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고, 정책과 자질 검증은 공개로 하는 방향으로 청문회 제도를 고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그 부분은 반드시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우리 정부는 종전대로 하더라도 다음 정부는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인재를 모시기가 정말 쉽지 않다. 청문회 기피 현상이 실제로 있다. 본인이 뜻이 있어도 가족이 반대해서 좋은 분들을 모시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길이 열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민석 대변인은 "작금의 인사청문회 풍토 문화에서 다음 정부는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이었다"며 "현재 국회에 인사청문회법 개정안까지 발의돼 있지만, 현재 논의에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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