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유언장 여부 '관심'…삼성 지배구조 시나리오는?

입력 2020-10-28 10:18:15 수정 2020-10-28 11:47:35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사진은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 회장의 유언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유언장이 실제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등에 대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삼성전자·삼성생명 등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 18조2천억 원에 이르는데, 재산 상속을 어떤 방식으로 정해놓았는지 등에 따라 삼성그룹의 승계와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다.

이 회장이 유언장을 남겨놓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유언장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이 회장이 지난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6년 넘게 병상에서 의식이 없었기 때문에 유언장을 남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에서다. 유언장이 없다면 상속은 법정 비율대로 이뤄져 홍라희 전 관장이 33.33%,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22.22%씩 상속받게 된다. 이 경우 홍 전 관장이 삼성전자·삼성생명의 개인 최대주주가 된다.

반면 유언장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은 사후 경영권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 유산 상속에 대한 기본 방침을 남겨뒀을 것이라는 시각에서 기인한다. 앞서 이 회장은 부친 이병철 선대회장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과 갈등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유언장을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같은 갈등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 회장이 유언을 남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언장이 있다면 이 부회장이 주식 과반을 상속하고 다른 가족은 부동산·현금성 자산을 더 많이 상속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삼성 측은 이 회장의 유언, 유언장과 관련,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유언장이 있더라도 이 회장의 가족, 최측근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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