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법치붕괴 우려…"군대총격에 시위대 최소 12명 사망"

입력 2020-10-22 15:30:05

앰네스티 보고서…"발포 전 CCTV 망가뜨려 증거인멸"
혼란 장기화 조짐…8일 이후 시위과정에 최소 56명 숨져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경찰의 폭행과 가혹행위에 항의하는 시위가 한창인 가운데, 군대가 평화적 시위를 이어가는 시민들에게 총을 쏴 최소 12명을 살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21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군이 전날 밤 최대도시 라고스에 있는 레키 톨게이트 광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12명이 숨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AP, AFP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에는 통행금지령이 발령됐음에도 시민 수천 명이 모여 국기를 펄럭이면서 집회를 벌였다. 앰네스티는 군이 시위대를 향해 경고 없이 발포하기 시작했으며, 레키 광장 근처에 있는 CCTV를 망가뜨려 증거를 없애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군은 앰네스티 보고서를 가짜뉴스로 치부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바바지데 산워올루 라고스 주지사는 처음 사망자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발포 과정에서) 최소 25명이 다치고 1명이 둔기로 머리를 맞아 숨졌다"고 말을 바꿨다.

시민단체와 국제사회는 평화시위대를 향한 나이지리아군의 발포를 규탄하고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군사력을 남용해 불법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레키 광장) 주변 CCTV들도 망가졌던 점은 (나이지리아군이) 발포를 사전에 준비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부터 나이지리아에서는 '대강도특수부대(SARS) 해체'(#EndSARS)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 시위는 대강도특수부대가 민간인을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시작됐으며 1999년 민주화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되고 있다. 현재 시위대는 경찰뿐만 아니라 국정 전반을 개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 이후 최소 56명이 진압 과정에서 숨졌으며, 20일에만 3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는 라고스를 비롯해 수도 아부자 등지에서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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