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태원 대구시의원이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밝힌 대구시립예술단 예산 및 운영 실태는 개탄스럽다. 상근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예술단원들은 오전에 2시간만 근무하거나 아예 출근조차 하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에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36명의 단원이 외부 겸직을 하고 있으며 6개 학교에 출강하는 단원이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예술인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대구시 공무원 신분인 이들의 복무 규정 위반은 문제가 있다.
김 시의원 자료를 분석해 보면, 대구시립예술단은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함정에 빠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시립예술단원 351명을 고용하는 데 드는 인건비가 연간 197억원이나 되는 반면, 대구시립예술단 연간 총기획비용은 21억원밖에 안 된다. 게다가 지역의 340여 문화예술단체(소속 회원 2천여 명)에 지원되는 대구시 문화예술진흥사업 연간 예산이 고작 2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화예술예산의 편중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단원의 고령화도 따져봐야 할 문제다. 정년이 보장되는 데다 레슨비 책정에서 시립예술단원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보니 단원들의 물갈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원들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대구시립예술단은 실기 평정을 연례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통과의례에 그치고 있다. 결국 매년 400명씩 배출되는 지역의 예술 전공자들에게 대구시립예술단 진입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단원들의 도덕적 해이 때문에 대다수 단원들이 도매금 취급을 받는 것은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대구시립예술단이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역문화예술계 목소리에 대구시가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대구시는 유네스코 지정 '음악창의도시' 타이틀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대구시립예술단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견인하고 단원들이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게끔 제도와 규정을 정비하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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