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 의심 독감백신 접종 대구 105명, 경북 161명

입력 2020-10-04 17:44:54 수정 2020-10-04 19:37:52

전국적으로 2천295명 확인…"접종 1명도 없다" 질병청 발표 후 눈덩이처럼 증가
의료계 "무료·유료 백신 구분없이 사용"…'이상반응' 신고는 현재까지 12명

독감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냉장상태가 유지되지 못해 백신 무료 접종이 중단된 지난달 22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병원 입구에 무료접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독감 백신이 유통과정에서 냉장상태가 유지되지 못해 백신 무료 접종이 중단된 지난달 22일 오후 대구 중구의 한 병원 입구에 무료접종 중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상온 노출' 의심 신고로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현재까지 대구 105명, 경북 161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2천295명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2일 상온 노출 사고로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일시 중단하면서 "상온 노출 의심 백신 접종 사례는 없다"고 밝혔지만, 이후 문제의 백신 접종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1천362명이었는데 추석연휴 사흘동안에 933명이 늘었다.

4일 질병관리청은 앞서 배포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관련 참고자료에서 "조사 중인 정부 조달물량 백신 접종은 3일 기준 전국 280개 의료기관 2천295명"이라고 밝혔다.

상온 노출이 의심돼 사용이 중단된 백신 물량은 모두 578만명분이다. 애초 질병청은 백신 사용 중단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달 22일 문제의 백신 접종자가 1명도 없다고 밝혔으나, 9월 25일 이후부터 105명→224명→324명→407명→873명→1천362명→1천910명→2천290명→2천295명 등으로 연일 증가하고 있다.

접종자가 나온 지역은 강원과 울산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673명으로 가장 많고 광주에서 361명, 전북에서 326명이 나왔다. 대구는 105명, 경북은 161명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인천 214명, 서울 149명, 부산 109명, 충남 74명, 세종 51명, 전남 40명, 대전 17명, 경남 14명, 제주 8명, 충북 1명 순이었다.

현재까지 상온 노출이 의심돼 조사를 벌이고 있는 백신 물량으로 접종한 병·의원은 전국 280곳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93곳으로 가장 많고 대구 38곳, 경북 15곳 등이다.

질병청 조사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백신 접종자 2천295명 중 1천599명은 무료 독감백신 사업 시작 전에 맞았고, 나머지는 중단 발표 이후에 접종했다. 보건당국이 의료기관의 접종 실태를 몰랐으며 그동안 백신 관리에 손 놓고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구의 한 내과 원장은 "독감 백신은 성분이 같다보니 병의원이 따로 구입한 유료 접종용 백신과 정부 조달 백신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해 왔다"고 했다.

한편 상온 노출 의심 독감 백신을 맞고 발열, 몸살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한 접종자는 현재까지 소아·청소년 5명을 포함해 모두 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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