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명·사과 없인 남북 경색 국면"…지역 전문가들 지적

입력 2020-09-24 18:31:23 수정 2020-09-24 22:54:33

北 피격사건 "정부, 북측에 분명한 사과와 재발방지 강하게 요구해야"
김용찬 교수 "北 입장 제대로 듣지 못하면 남북관계 개선 가기 쉽지 않아"
이정태 교수 "총체적으로 남북관계 긴장상태 여전히 완화되지 않아"

24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최근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를 조사했다. 사진은 무궁화10호 선미의 모습. 연합뉴스
24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최근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를 조사했다. 사진은 무궁화10호 선미의 모습. 연합뉴스

지역 정치외교 전문가들은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이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된 사건에 대해 "정부가 북한 측에 분명한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4일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비무장한 우리 국민이 북한 측에 총격을 당한 사태에 정부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북한에 매우 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북한에 책임있는 사람으로부터 정확한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이번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동안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사안이 더 밝혀져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종전선언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예컨대 중국 불법어선을 몰아낼 때도 일종의 물대포인 소화포 등으로 위협을 가하는 수준이지 실탄을 써서 총격을 가하진 않는다"며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적대적 감정의 연속선에서 사격이 이뤄진 것인지, 우발적인 사건인지 북한 측의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어떤 루트를 통해서든 북한 입장이 한국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여론이 남북관계 개선으로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6월에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하는 황당한 사건을 경험했는데 총격 사건이 벌어진 상황에서는 더욱 어렵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 측의 충분한 해명과 사과를 받을 때까지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총격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떻게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정확한 경위 파악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국방부나 정보통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조치는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이 미칠 남북관계 영향에 대해 "총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북한이 긴장하고 있고 남북관계는 완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남북관계가 진전됐다고 전혀 볼 수 없는 것"이라며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 도중 박왕자 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이나 지금의 사건이 북한 기준에서 유사하게 이뤄졌다. 이런 측면을 고려할 때 남북관계 개선 작업에 더 조심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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