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코로나 버티기

입력 2020-09-10 06:30:00

지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 모습. 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열차 모습. 연합뉴스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두 자릿수로 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8일이다. 이날 12명을 시작으로 8월 13일까지 근 3개월간 두 자릿수의 확진자가 이어졌다. 그러다 8월 14일 103명이 추가되면서 재확산의 서막이 열렸다. 2주 뒤인 8월 2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441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코로나와의 싸움은 새로운 변곡점에 도달했다.

7월 한 달간 확진자 수는 모두 1천506명, 사망자는 19명을 기록했다. 8월에는 확진자 5천642명, 사망자 23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 9일 기준 이미 1천641명이 확진됐고, 사망자 수도 20명으로 집계돼 코로나의 기세가 여전하다. 3일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200명 선 아래로 떨어진 점은 그나마 위안 거리다. 8월 중순 이후 전국 확진자 수의 70~80%를 차지하는 수도권은 2.5단계로 불리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13일까지 연장했다. 전국적으로도 20일까지 거리두기 2단계가 계속 적용되는 상태다.

5월 이전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은 코로나 사태의 격전지였다. 누적 확진자 7천88명, 1천478명이 현실을 말해준다. 이후 코로나가 잠잠하자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의식도 무뎌진 것으로 나타났다. 6~8월 노래방이나 유흥·단란주점, 실내체육시설, 뷔페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이가 100만 명을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받은 전자 출입 명부 현황에 따르면 QR코드로 수집된 대구시민 개인정보는 중복자를 포함해 모두 232만여 건이었다.

문제는 이번 추석 연휴다. 최근의 재확산세를 감안하면 가급적 귀성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국민의 자세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독감 바이러스처럼 코로나도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커진 것이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팬데믹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몸부림이다. 반면 코로나를 상대하는 인간에게는 새로운 생존 실험이자 변화의 시작점이다. 결국 코로나19 사태는 변이하는 바이러스와 그에 맞게 진화하는 인간의 싸움이라는 점에서 최상의 대응책을 찾아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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