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문대통령에 세번 실망해…조국사건이 결정적"

입력 2020-08-09 10:00:23 수정 2020-08-09 10:05:4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니라 주변이 문제라고 하더니 왜 말을 바꾸었냐"고 지적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문 대통령에게 실망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진 전 교수는 8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남의 페북질 눈팅을 하려면 제대로 하든지. 그 입장 바꾼 지가 언젠데"라며 "대통령 크게 세 번 뜨악했던 적이 있다"고 사례를 들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대선후보 토론이었다.

진 전 교수는 "대선후보 토론에서 극렬 지지자들의 행패를 '민주주의를 다채롭게 해주는 양념'이라고 정당화했을 때. 그때 이분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만 해도 아직 대깨문들의 패악질이 막 시작된 시점이라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방명록 사례를 들었다.

그는 "세월호 방명록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적은 것을 보았을 때. '미안하다'는 말의 뜻은 알아듣겠는데, 도대체 '고맙다'라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아직도 나는 그 말의 뜻을 합리적으로 해석할 방법을 못 찾고 있다"고 했다.

결정적으로 진 전 교수는 "올초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조국 전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했을 때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게 분명해졌다"며 "이게 그냥 주변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문제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대통령과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대통령은 허수아비라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더니, 자신들이 누리는 반칙과 특권은 아예 제도화하려고 한다. 조국의 위선은 그 개인의 위선이 아니라 정권의 위선이자, 민주당의 위선이자, 대통령의 위선이기도 한 것"이라며 강조했다.

진 전 교수가 언급한 신년기자회견은 지난 1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것으로,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어떤 사람이었고 그렇게 임명을 밀어붙인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말해주시면 좋겠다"는 질문에 "이제 조 전 장관을 놓아달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 통과까지 민정수석으로 법무부장관으로 조국 전 장관이 했던 기여는 크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조국 전 장관의 고초 그것만으로도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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