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용점수, 신경 쓰는 만큼 올라갑니다

입력 2020-05-31 15:37:25 수정 2020-05-31 22:30:27

내년부터 등급제 아닌 점수제로 바뀌어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같은 회사 직원이라 할지라도 대출 한도와 이자는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신용등급' 때문이다.

신용등급은 내 금융 생활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신용등급이 나쁘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지고, 제1금융권에서의 대출도 쉽지 않다. 대출이 가능한 수준이라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낮다면 한도는 적고, 대출금리는 높아져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어떤 경우에는 추가 대출 혹은 대출 만기 연장이 거부 당할 우려도 있다.

부족한 '돈' 문제는 내 마음대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점수는 신경써 관리하는 만큼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내년부터 '신용등급'제 → '신용점수'제

신용등급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나 나이스신용평가(NICE) 등 신용평가회사가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1~1000점까지 점수로 평가되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신용도가 높다는 의미다.

이를 다시 10개의 등급으로 재분류한다. 보통 1·2등급은 최우량 등급, 3·4등급은 우량 등급, 5·6등급은 일반 등급, 7·8등급은 주의 등급, 9·10등급은 위험 등급으로 구분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신용평가 체계 기준을 '등급'에서 '점수'로 바꾸기로 했다. '문턱 효과'로 안해 애꿎게 피해보는 이들이 생겨나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신용정보회사 NICE평가정보는 신용점수가 665~749점인 경우 '6등급'을 부여한다. 문제는 664점의 경우 665점(6등급)과 실제 신용에 있어 별 차이가 없지만 단 1점차로 큰 불이익을 받게 된다. 주의 등급이다보니 1·2 금융권 대출이 막히고 고금리에 내몰리는 이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내 신용등급을 확인하고 싶다면 KCB나 NICE와 같은 신용평가사 사이트에 가입해 확인하거나, 토스·뱅크샐러드·카카오뱅크·페이코 등과 같은 핀테크 업체나 자산관리앱, 인터넷은행 등에서 횟수 제한 없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용점수에 대한 오해와 진실

흔히 소득이 높으면 무조건 신용점수가 높고, 빚이 많으면 신용점수가 낮아진다고 생각하지만 둘 다 사실이 아니다.

아무리 소득이 많다 하더라도 그에 비해 지출이 너무 많거나 금융 이자 연체 등의 사례가 많을 경우 신용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반면 대출이 있다 하더라도 소득 대비 적정 수준이라면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성실하게 상환하고 있다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져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다만 소득 대비 대출금이 너무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소득이 3천에 불과한 사람이 5천만원의 대출이 있는 것과, 소득 1억원인 사람의 대출금 5천만원은 의미가 다르다.

많은 이들이 흔히 이용하는 대출 서비스인 마이너스통장 인출 비중이 높아도 신용점수를 떨어뜨린다. 약정 대출 한도 대비 대출 잔액 비율이 3개월가량 지속적으로 높은 상태면 장래 연체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출 한도 소진율은 30~40% 수준으로 유지하는 편이 좋다.

한 때 잦은 신용등급 조회가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것은 과거의 일이다. 2011년 10월부터는 조회 횟수가 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바뀌었다.

◆신경쓰는 만큼 높아지는 신용점수

신용관리의 가장 기본 원칙은 '연체하지 않는 것'이다. 소액이라도 절대 연체하지 않아야 한다.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연체 정보는 가장 부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납부하는 카드대금이나 통신·공공요금 등은 자동이체를 해놓는 것이 좋다.

이 때 주거래은행을 통해 각종 금융거래 실적을 집중시키는 편이 효과적이다. 연체 정보는 상환기일로부터 5영업일이 지나면 신용평가회사에, 석달을 넘기면 한국신용정보원에 연체정보가 등록된다.

현재 낮은 신용점수를 단기간에 올리고 싶다면 체크카드를 연체 없이 월 30만원 이상 6개월 동안 쓰거나, 금액에 상관없이 6~12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최소 4점에서 최대 40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사회초년병의 경우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학자금 대출을 연체 없이 1년 이상 갚는 것도 신용도를 단시간에 끌어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최소 5점에서 최대 45점의 가점이 주어진다.

국세청 소득증명원, 통신요금,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도시가스나 수도요금 등의 6개월 이상 납부 실적을 신용평가회사에 제출하는 것도 추가 가점이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토스·뱅크샐러드 앱에서 '신용점수 올리기' 서비스를 사용하면 손쉽게 신용평가회사로 정보가 넘어가 점수에 반영된다.

대출이 여러 개 있다면 오래된 대출부터 갚아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신용점수는 대출 기간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만약 한꺼번에 상환이 어렵다면 여윳돈이 생길때마다 조금씩 중도상환을 해도 좋다.

대구은행 이태용 차장은 "신용등급은 한번 떨어지기는 쉬워도 올리는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평소 자신의 신용등급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관리해 둔다면 위급한 상황에 큰 버팀목 역할을 해줄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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