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랑나무의원 '집단 감염' 우려…말기암 환자 등 29명 숨져

입력 2020-04-16 17:57:42 수정 2020-04-16 19:39:10

호스피스 병원 2명 추가 확진…퇴원한 환자 1명 뒤늦게 확진
전수조사 후 간병인 감염 확인…방역 당국 감염경로 파악 난항
숨진 말기암 환자 연관성 두고, 시 "모든 환자 대상으로 추적"

16일 오후 말기암 환자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대구 수성구 사랑나무의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곳에서 간병인 2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6일 오후 말기암 환자 호스피스 전문병원인 대구 수성구 사랑나무의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이곳에서 간병인 2명이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됐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수성구 사랑나무의원에서 모두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뚜렷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아 추가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사랑나무의원에서 퇴원한 환자 1명에 이어 간병인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랑나무의원은 말기암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는 호스피스 전문병원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4~27일 이곳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집단감염 역학조사에 나섰다. 지난 13일에야 종사자 24명과 같은 병실을 쓴 환자 2명에 대한 검체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같은 전수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은 간병인 2명은 지난달 대구시가 진행한 병원 간병인 전수조사 대상에서는 빠졌다. 이는 애초 간병인들이 병원은 물론 환자 개인에게 고용되기도 하는 등 체계적인 명단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탓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현재 방역 당국이 감염 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대구시 역학조사 결과 퇴원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4월 11일, 간병인 1명은 3월 25일에 증상이 발생했고, 1명은 아예 증상이 없었다. 또 간병사 1명은 지난 6일 병원에서 퇴사한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초 확진자와 병원 감염 여부를 둘러싼 심층 역학조사가 진행 중으로,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해당 병원에서 이미 숨진 환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여부에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사랑나무의원에 입원한 환자는 모두 46명이었지만 이 가운데 29명이 이 기간 중 이미 숨졌다. 이들 대부분은 치료가 어려운 말기암 환자들이었지만, 코로나19가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곳 병원의 환자 13명과 직원 24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무리한 방역 당국은 추가 감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종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이미 숨진 환자가 많은 특성 상 최초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던 환자를 모두 검사할 수가 없어 감염 경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단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