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핫플] 현역 빈 자리 '경산', 통합당 우세…왜?

입력 2020-04-09 17:18:16 수정 2020-04-10 09:20:27

(왼쪽부터) 전상헌, 윤두현, 이권우 후보
(왼쪽부터) 전상헌, 윤두현, 이권우 후보

경북 경산은 박근혜 정부 당시 실세였던 최경환 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지역 국회의원의 부재로 인한 공백이 컸던 지역이다. 경산 시민들은 만 2년 넘게 국회의원의 부재로 지역민심의 대변자가 없고, 중앙정부의 예산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그동안 진행됐던 각종 지역 숙원사업들도 늦어져 상실감이 크다.

'포스트 최경환'은 누구일까를 결정하는 4·15 총선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산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선거 분위기가 영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출마한 후보자는 대면 접촉이 어려워 자신을 알릴 기회조차 부족하고, 유권자들은 누가 출마했는지 모를 정도로 깜깜이 선거가 진행 중이다.

전상헌 더불어민주당 후보
전상헌 더불어민주당 후보

◆힘있는 여당? 현 정권 심판론?

더불어민주당 전상헌, 미래통합당 윤두현, 무소속 이권우 후보는 대면 접촉 선거가 가능한 5일장이 열리는 경산·하양·자인장에서 그나마 거리에서 선거유세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에는 별 관심이 없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과 경기가 바닥권으로 오래 지속되면서 먹고사는 문제에 더 관심이 많은 탓이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은 대면 접촉보다는 전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전상헌 민주당 후보는 "우리 아이의 일자리와 교육환경, 어르신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치의제도는 누가 할 수 있는가. 오직 집권 여당 후보만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일 잘하는 국회의원을 뽑아 달라. 단 한 번만 일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면서 지지를 호소한다.

전 후보는 "최경환 전 국회의원이 지역 숙원사업을 많이 해결한 것도 결국은 힘있는 여당이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지금 경산은 여당의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2년 대구 안심에서 경산 하양까지 대구도시철도 1호선을 확실히 연장시키고, 하양~진량, 진량~영남대역~경산역~대구 범물동까지 도시철도를 반드시 연장하겠다. 이는 오직 여당 후보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두현 미래통합당 후보
윤두현 미래통합당 후보

윤두현 통합당 후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접촉을 지양하고 조기 청소와 거리 인사, 전화나 SNS를 활용한 조용한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물밑으로는 경북도의원과 경산시의원 등 선출직과 기존의 당 조직을 활용한 조직선거를 통해 지지세를 넓혀가는 중이다.

윤 후보는 "21대 총선은 무능과 독선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지금까지 발생한 경제 실정에 대한 평가"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 될 수 있도록 표를 몰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중심 ICT(정보통신기술) 허브 조성, 대구도시철도 1·2호선 연장 순환선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경산 연장 추진, 대구 수성구를 뛰어넘는 교육도시 경산 만들기 등의 공약을 제시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권우 무소속 후보
이권우 무소속 후보

이권우 무소속 후보는 '무소속 단일후보', '경산의 진또배기 후보'임을 강조하며 표밭을 일구고 있다.

이 후보는 "미래통합당의 공천과정에서 '서울TK' 내리꽂기식 막무가내 공천의 희생양"이라면서 "낙하산도 철새도 아닌 23년 동안 국회사무국에 근무하면서 입법과 예산 관련 전문성을 갖춘 준비된 국회의원 후보, 지난 8년 동안 경산에서 활동하면서 한우물만 판 검증된 후보로 이번 총선만큼은 시민혁명을 이루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경산시와 대구 수성구와의 통합, 대구도시철도 1, 2호선 연결 및 3호선 경산 연장 등 광역교통망의 확충, 대구도시철도 1, 2, 3호선 무료화 추진 등의 공약을 제시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깜깜이 선거로 조직 선거가 유리?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산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서 후보자와 유권자들 모두 대면 선거운동을 기피하고 있다. 따라서 유권자들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어 당 조직을 활용할 수 있는 정당 공천자가 선거에 유리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견해다.

전상헌 후보는 "야당의 초선 의원으로는 특별재난지역인 경산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 힘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면서 "지난 대통령선거나 지방의회선거에서 민주당이 경산에서 평균 25% 이상의 고정 득표율을 보이고 있어 이번 총선도 해 볼만한 선거"라고 말했다.

윤두현 후보 캠프는 "선거운동 중반 확실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막판으로 갈수록 부동층도 이번 선거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하고 통합당으로 표가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권우 후보 측은 "문재인 좌파 정권의 무능과 독선, 내로남불의 정치를 심판하고, 통합당도 제1 야당으로서 현 정부의 실정에 제대로 따지지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것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준비된 무소속 후보에게 표를 몰아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역정서에 기반한 통합당 우세 속에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가 격차를 줄이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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