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가' 노점상 극한상황…대출받기도 어렵다

입력 2020-04-03 17:35:15 수정 2020-04-03 21:03:08

안동 구도심 떡볶이골목 썰렁…봄 행사 줄줄이 취소 생계난에도
불법 이미지 강해 지자체에 지원 요구하기도 눈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경북 안동 구시장 인근 떡볶이골목은 11개 점포 중 문을 연 곳이 두세 곳에 불과하다. 김영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경북 안동 구시장 인근 떡볶이골목은 11개 점포 중 문을 연 곳이 두세 곳에 불과하다. 김영진 기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고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노점상 등 무상가 상인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관광객과 시민들 사이에 인기가 높던 경북 안동시 구도심 내 떡볶이골목에는 11개 점포가 있지만 요즘에는 문을 여는 곳이 두세 곳뿐이다. 항상 사람들로 붐벼 지역 명물거리로 소문났지만 지금은 썰렁하기만 해 떡볶이골목이란 이미지조차 퇴색하고 있다.

각종 축제의 연기 또는 취소도 노점상들을 힘들게 한다. 안동의 경우 봄철 대표 축제인 벚꽃축제 때면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길에 100여 명의 상인들이 천막을 치고 노점상을 운영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벚꽃이 만개했어도 행사가 취소되면서 상춘객만 간간이 눈에 띌 뿐이다.

생계에 치명적 영향을 받고 있지만 노점상들이 하소연할 곳은 없다. 길거리에서 잡화와 음식을 판매하다 보니 은행에서 제대로 된 대출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노점상은 불법'이란 이미지 탓에 지방자치단체에도 제대로 된 지원 요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안동시는 최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설시장 등에 3개월 사용료 감면, 상·하수도료 42% 감면, 안동사랑상품권 특별할인(10%) 기간 연장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무상가 상인을 위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떡볶이골목 한 노점상은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떡볶이조차 매출이 예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며 ""우리처럼 소외된 상인들을 위한 생계 대책도 정부에서 마련해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노점상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비정기적으로 영업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지원책을 마련하는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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