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 다닥다닥 붙어 근무…콜센터 집단 감염 비상

입력 2020-03-10 17:46:32 수정 2020-03-10 21:16:19

대구 56곳 종사자 8600여명…전산망 탓에 재택근무 어려워
실내 단체 근무에 감염 취약…분산근무 도입·유급휴가 권장
지역 업계 대응책 마련 분주

대구은행 본점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대구은행 제공
대구은행 본점 콜센터에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대구은행 제공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 발생한 데 이어 대구지역 콜센터 현장에서도 잇달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콜센터 운영 기업들은 업무마비 사태를 막기 위해 콜센터 직원 분산근무, 자택근무 등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구로구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4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수도권 최대규모 집단감염이다. 대구 역시 지난 10일 대구 달서구 한 콜센터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하는 등 지난달 27일부터 10일까지 대구 콜센터에서 총 1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 각 콜센터 현장도 잔뜩 긴장한 모습이다. 콜센터 업무 특성상 직원들이 같은 실내 공간에서 단체로 근무하다보니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역에 운영 중인 콜센터는 모두 56곳으로 종사자 수는 8천600여명에 달한다.

콜센터 업계는 다른 직장인들처럼 재택근무를 하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들이 고객 관련 정보를 보면서 통화해야 하는데, 고객 데이터베이스가 사내 전산망에 구축돼 외부에서 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콜센터 관계자는 "마스크를 쓰면 목소리가 명확하게 전달되기 어려운데다 사무실에서만 일하다보니 책상 위에 마스크를 벗어두고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직원 수십명이 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앉아 일하는 환경도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콜센터를 운영하는 대구 기업들은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구 한 통신사는 상담원 재택근무를 위해 집에서도 사내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가상사설망(VPN) 구축을 검토하는 한편 직원들에게 유급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21일 본점에서 근무하던 콜센터 직원 90명 중 40명을 범어동지점으로 이동시켜 근무하도록 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콜센터 업계의 근무형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컨택센터협회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콜센터 운영기업 담당자들끼리 모인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대응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며 "재택근무는 당장 보안 때문에 쉽지 않으니 순환근무와 사무실 분할, 가족돌보미 적극 활용 등 다양한 대안이 나왔다. 콜센터 근무형태도 앞으로 다소 변화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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