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확진자 38일 만에 1천명…"신종플루보다 2배 빠르다"

입력 2020-02-27 18:34:52 수정 2020-02-27 19:43:02

'코로나19' 대구 1천명 돌파, 신종플루는 81일 걸려
첫 사망 사례도 한 달 내…2009년 신종플루는 106일 만에 사망자 발생

대구지역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의료 인력과 병상, 장비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군이 지원한 음압텐트가 설치돼 시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지역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의료 인력과 병상, 장비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군이 지원한 음압텐트가 설치돼 시민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환자가 26일 대구에서만 1천명을 돌파한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 확산세가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38일째만에 국내 확진자 수가 1천명선(26일)을 넘어섰다. 신종플루는 2009년 5월 2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81일만인 7월 22일 확진자 수가 1천명을 넘었다.

국내 코로나19와 2009년 신종플루는 확산 초기부터 환자 수에 차이가 난다. 코로나19는 첫 환자 발생 뒤 한 달 만에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었지만, 같은 기간 신종플루 환자 수는 40여명이었다.

첫 사망자도 발생도 코로나19가 빨랐다. 코로나19 첫 사망 사례는 첫 환자 발생 뒤 한 달이 안 돼 나왔고, 신종플루는 106일만인 8월 15일 발생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등급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것도 코로나19는 한 달, 신종플루는 6개월 정도가 걸렸다.

코로나19의 전파가 빠른 것은 초기 증상이 경미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는 초기에 증상 자각을 못하기 때문에 감염된 줄 모르고 평소와 같이 생활하며 다른 사람에게 감염증을 옮길 수 있다"며 "증상 초기에 바이러스 배출량이 많은 것도 감염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했다.

신종플루의 경우 증상 초기부터 다른 감염증과 구분될 정도로 높은 열이 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격리가 가능했다.

게다가 신종플루는 2009년 유행 당시 '타미플루'라는 치료제가 있었으나, 코로나19는 치료제가 없어 현재 중증 환자에게는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쓰는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7일 오후 4시 기준 대구 확진자는 1천132명으로, 전날 오후 4시 대비 422명 폭증했다. 18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구 확진자는 신천지 대구교회 교인 및 접촉자를 중심으로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27일부터 지역 신천지 교인 8천269 명에 대한 전수 검체 조사에 들어간다.

그동안 씨젠과 녹십자에 집중되던 진단검사를 이날부터 이원의료재단, 서울의과학연구소(SCL) 등으로 확대해 감사 속도가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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