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교육청, 학생 연 6천~1만명 감소세…경북은 5년간 59개교 폐교
박물관, 체험관 등 교육 시설 등으로 폐교 활용 시도
인구 증가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어려워
지난 8일 제35회 졸업식이 열린 대구시 달서구 죽전중학교 강당. 이번 졸업생 69명 가운데 일부는 아쉬움에 눈물을 훔쳤다. 이날 졸업식을 끝으로 정들었던 죽전중이 문을 닫기 때문이었다. 이들 69명은 죽전중의 '마지막' 졸업생이 됐다.
죽전중은 1983년 개교 이래 1만1천9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곳. 하지만 학생 수가 감소,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37년 역사를 뒤로 한 채 폐교했다. 김영미 교장은 "1, 2학년 학생들은 서남중 등 인근 학교로 옮겨 공부하게 된다"고 했다.
'인구 절벽' 여파가 학교에까지 미치고 있다. 저출산, 혼인율 감소 등으로 인구가 줄고 있는 가운데 학생 수 역시 감소 추세다. 대구경북도 예외가 아니다. 이 때문에 학생이 부족해 문을 닫는 학교가 줄을 잇고 있다. 교육당국은 되도록 폐교를 미룰 방안과 폐교 활용책까지 마련하느라 고민이 크다.

◆줄을 잇는 폐교, 도시와 농촌 안 가린다
대구 북구 삼영초교는 2015년 문을 닫았다. 이곳을 둘러싼 대구 제3산업단지가 활력을 잃으면서 인구가 준 탓이다. 농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학교가 지역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하던 터라 지역사회 붕괴 얘기까지 나온다.
인구가 줄면서 문을 닫는 학교도 줄을 잇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드니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버거운 탓이다. 대도시도 별 수 없다. 오래된 주거지역이나 활력을 잃은 산업단지 인근이라면 학생이 없어 버티기 더 어렵다.
대구에서 올해 문을 닫는 곳은 죽전중 한 곳. 지역이 넓고 농촌 지역이 많은 경북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올해 문을 닫는 곳은 영천의 영화초교 화덕분교, 울릉의 울릉서중과 울릉북중, 우산중 등 4개교다.
범위를 넓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폐교 현황을 살펴보면 더욱 한숨이 나온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 삼영초교 폐교 이래 지난해 경복중까지 문을 닫은 학교는 모두 8곳이다. 초교가 3곳, 중학교가 5곳 폐교됐다.
경북은 같은 기간 무려 59개교가 사라졌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초교 25곳, 중학교 27곳(이상 분교 포함), 고교 7곳이 폐교됐다. 지난해에만 포항 용흥중, 경주마케팅고, 김천상업고, 의성 금성여상, 영양중 입암분교, 울진 평해여중 등이 문을 닫았다.
◆학생 감소 추세 지속, 자구책 고민 중

폐교가 줄을 잇는 건 학생 수가 줄고 있는 탓이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19년 초·중·고교에 다니는 학생 수는 2015년에 비해 4만 명 이상 줄었다. 2015년 30만5천764명이었던 학생 수는 2019년 25만9천606명으로 감소했다.
경북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 초·중·고교생 수는 29만8천347명. 이후 매년 6천여 명에서 1만여 명까지 학생 수가 감소했다. 2019년에는 26만5천166명으로 줄었다.
교육당국은 폐교를 막으려고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이 보유한 폐교는 현재 245곳. 도교육청은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시행하는 '작은학교 가꾸기 사업', 큰 학교 인근의 작은 학교로 주소 이전 없이 전입할 수 있게 한 '자유학구제' 등을 시행 중이다.
대구시교육청은 2021년 동구 연경지구에 지역 최초로 유·초·중 통합운영학교를 개교한다. 각각 10개, 31개, 19개 학급 규모인 유치원, 초교, 중학교가 한 울타리 안에 들어선다. 교장은 1명. 운동장 등은 함께 쓴다.

폐교를 활용하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경우 신암중은 2·28기념학생도서관, 대동초교는 대구교육박물관, 서진중은 대구교육시설지원센터로 바뀌었다. 경북 의성 다인초교 달제분교는 학생안전체험관, 고령 백산초교는 대가야융합인재교육원으로 활용 중이다.
주경영 경북도교육청 재무정보과장은 "경북은 특히 면적이 넓고 인구 소멸 위험지수가 높은 지역이어서 폐교가 많이 발생하는 실정"이라며 "지역주민과 협의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폐교를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전종섭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과장은 "학령인구가 줄면서 지역 학교 통폐합을 추진 중"이라며 "다만 고교는 학년당 8개 학급으로 줄기 전까지 학교를 유지하는 등 폐교는 신중히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초·중 통합운영학교를 조성하는 등 자구책도 찾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같은 노력들이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인구 감소 추세를 멈추게 하는 것이 답이다. 대구 한 초교 교장은 "아이 낳자는 운동을 펼치는 단체들은 임산부 우대 분위기 조성, 결혼과 출산 인식 향상 등을 주장한다. 그런 얘기로 아이를 더 낳을지 의문"이라며 "그보다 아이를 오랜시간 맡길 곳, 양육비 등 육아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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