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은 우리네 일상에 필수적이다. 건축물의 실내 공간에 빛을 들이는 기능은 창이 한다. 유리가 창에 도입되기 전에는 기후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창이 있었다. 그 가운데서 동양의 경우에는 창이 훨씬 더 과학적이었다. 일찍이 종이가 발명되어 그것을 발라서 창을 마감하였는데, 그 같은 창을 지창(紙窓)이라 불렀다.
오늘날 '창'과 '유리창'을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창문은 당연히 유리로 만들어진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실제 유리창의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처음으로 유리창을 사용한 건물은 1883년에 완공된 일본공사관 건물이다. 그 이전 우리네 전통 한옥에는 창호(窓戶)가 있었다.
창호란 말은 창(窓)과 호(戶)의 복합어로, 창과 지게문을 통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지게문은 방에 드나들기 위한 구조물로, 집에 드나들기 위한 구조물과는 서로 구별된다. 또한 호는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것으로, 한 짝으로 되어 있어서 밖으로 드나드는 두 짝인 문과 구별된다. 우리네 건축에서 창호의 구분은 애매하지만, 소목(小木)이 짠 것을 창호라 하고 대목(大木)이 짠 것을 문으로 구분하고 있다.
창호의 종류로는 판장문(板長門),골판문(骨板門),도듬문,불발기,살창,교창,띠살창,용자창(用字窓),아자창(亞字窓),완자창(卍字窓),정자창(井字窓),구갑창(龜甲窓),빗살창,소슬빗살창,빗꽃창,소슬빗꽃살 같은 것들이 있다. 창호를 짤 때 울거미는 선대와 막이를 연귀로 맞대거나 직각으로 맞대어 만든다.
그 가운데 판장문은 부엌이나 광의 문으로 사용되는데, 몇 장의 널판에 띠를 대어 만든 문이다. 그리고 골판문은 방이나 대청의 덧문으로 사용된다. 또한 도듬문은 다락문이나 두꺼비집에 사용하고, 불발기는 대청과 방 사이의 들어열개로 사용하며, 살창은 환기를 위해 창호지를 바르지 않고 부뚜막 위에 다는 창이다.
그리고 창호를 여닫는 방법에는 여닫이,미닫이,들어열개가 있다. 여닫이는 창호와 설주에 돌쩌귀를 달아 창호를 안으로 밀어서 여는 방법이다. 또한 미닫이는 골 홈을 판 문지방을 문의 위아래로 보내고, 그 사이에 문짝을 끼워 수평으로 밀어서 여는 방법이다. 그리고 문짝을 들어 올려 들쇠에 매다는 방법을 들어열개라 한다.
우리네 전통 한옥의 창은 나무로 문짝을 만들고 그 위에 창호지를 바른다. 그래서 문을 닫은 상태에서는 바깥을 볼 수 없지만, 종이를 통해 빛이 투과되기 때문에 밝다. 그리하여 환한 실내 환경과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어느 해 가을 고택에서 며칠 묵은 적이 있다. 그때 완자창을 통해 비취던 달빛의 푸근함과 그윽한 정취를 잊을 수 없다. 우리네가 창호에 문종이를 바른 것은 가히 혁신적인 발명품이라 자랑할 만하다.

김 종 욱 문화사랑방 허허재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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