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에…"대형 호재" vs "아직 불안"

입력 2019-12-13 17:22:11 수정 2019-12-13 19:21:16

대구 경제계 엇갈린 반응…"중국 비중 25% 넘어 숨통 트여" "관련업종 수요 증가 시간 걸려"
코스피 1% 넘게 오르고 환율 급락…국가부도위험도 최저치 갱신

13일 미중 무역분쟁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5.1원 내린 1,171.7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13일 미중 무역분쟁의 합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5.1원 내린 1,171.7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2년 가까이 이어온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휴전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3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대구 경제계는 '대형 호재'에 반색했지만,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는 불안감도 여전하다.

미국 언론들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의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지 21개월 만이다.

미국 언론들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500억 달러어치(약 58조7천억원) 구매하고 지적 재산권 보호와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등을 강화하는 대가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의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 21개월 만에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협상의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 21개월 만에 휴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합뉴스

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들썩였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2.90포인트(1.54%) 오른 2,170.25로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월 7일(2,176.99)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5.1원 내린 달러 당 1,171.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하락 폭으로는 지난해 11월 2일(-16.5원) 이후 1년여만에 가장 크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한국의 부도위험지표도 최저 기록을 갱신했다. 한국 국채 5년물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2일(미국 현지시간) 25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별 기준으로 2007년 10월 29일(25bp) 이후 최저치다.

대구 경제계는 이번 합의로 지역 무역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수출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중국 무역비중이 높은 대구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라면서도 "업종별 관세 등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 달성군의 한 금속가공업체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갈등을 반복한 것처럼 이번 합의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자동차 부품, 철강 등 관련업종 수요가 늘어나는데까지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서산업단지의 자동차부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현대기아차가 중국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중국 제조업 경기도 악화되는 추세"라며 "미중 무역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중국 수출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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