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사 소유 국보 제282호 복장유물…영주시민 한목소리 요구
'타향살이' 중인 국보 문화재를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일신라시대 때 창건된 대한불교 조계종 경북 영주 흑석사 소유의 국보 문화재가 수십 년 동안 다른 지역에 보관돼 있어 다시 흑석사로 가져와야 한다는 주민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93년 국보 제282호로 지정된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榮州 黑石寺 木造阿彌陀如來坐像 腹藏遺物)' 중 '아미타삼존불조성보권문', '불조삼경', '칠보류', '사리' 등 흑석사 소유의 복장유물 81점 전체가 26년째 대구 등 다른 지역에 보관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들 복장유물은 개별적으로도 하나하나 국가 보물급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한국의 서지학과 불경사, 직물사, 염색사 등의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 받고 있다.

이에 민족의 혼과 얼이 담긴 귀중한 유산을 원(原) 출토지에서 보관 및 전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영주 흑석사 등에 따르면 지난 1992년 개금불사(改金佛事) 작업 과정에서 대웅전에 봉안돼 있던 목조아미타불상 몸체 안에서 전적류, 직물류, 기타 복장물 등 40건, 모두 81점의 유물이 발견됐고, 문화재청은 이들 복장유물이 조선 초기 불교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높이 평가된다며 지난 1993년 국보 제282호로 지정했다.
하지만 보관 공간 부족 및 관리상의 문제로 당시 불상만 흑석사에 보관하고, 나머지 복장유물은 온양민속박물관에 위탁관리해 오다 2002년 3월 국립대구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고 현재까지 이곳에 보관돼 있는 등 26년째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대구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유물들은 박물관 전시회 등 행사가 있을 때 다른 전시품들과 함께 1년에 1, 2차례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영주시민들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재를 정작 영주시민들은 구경조차 못한 채 다른 지역을 떠돌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영주시 등 행정 당국이 나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복장유물을 흑석사나 영주지역으로 되돌려 받는 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온도와 습도 유지, 항온 및 항습 설비 등을 기본적으로 갖춘 박물관 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봉 흑석사 주지는 "소중한 문화재를 떠돌이 생활을 하게 한 것에 대해 죄인의 심정으로 살고 있다"며 "지역의 역사를 담은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 하루 속히 유물관을 건립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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