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미산단 50주년기념 선언문비에 '박정희' 빠졌다

입력 2019-11-28 16:31:39 수정 2019-11-28 21:57:20

구미산단 조성 역사 왜곡, 박정희 대통령 흔적지우기 논란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26일 세운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 기념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26일 세운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 기념 '선언문비'. 전병용 기자

26일 경북 구미 광평동 수출산업탑 앞에 세워진 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산단) 조성 50주년 기념 '선언문비'와 '번영의 문'에 정작 구미산단을 조성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이 빠진 것으로 나타나 구미가 또다시 '박정희 흔적 지우기'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이하 본부)는 이날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인 구미산단 조성 5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미래 100년을 다짐하기 위해 수출산업탑 앞에 '선언문비'를 세웠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이달 26일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기념해 세운 선언문비 앞면. 전병용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이달 26일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기념해 세운 선언문비 앞면. 전병용 기자

선언문비 앞에는 '1969년 공업단지 조성의 첫 삽을 뜬 이래 반세기 만에 구미는 첨단IT·전자산업의 요람이자 대한민국 수출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이달 26일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기념해 세운 선언문비 뒷면. 전병용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이달 26일 구미국가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기념해 세운 선언문비 뒷면. 전병용 기자

또 선언문비 뒤에는구미산단 50주년 추진협의회 공동협의회장 장세용 구미시장, 윤정목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조정문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등 3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구미산단 조성에 앞장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게다가 선언문비 앞면과 뒷면에 충분한 공간이 있는데도 '박정희' 이름 석자조차 새겨져 있지 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가 적혀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수출산업의 탑. 전병용 기자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가 적혀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 수출산업의 탑. 전병용 기자

반면 선언문비 뒤쪽 '輸出産業의 塔'(수출산업의 탑·1976년 건립)에는 '이 기념탑의 휘호는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수출산업을 발전시키고 국력의 총화인 수출을 증대하여 조국의 번영과 민족중흥을 이룩하고자 하는 일념에서 이곳 구미공단을 위하여 친히 써주신 것입니다'고 적혀 있어 선언비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 시민은 "구미시가 구미산단 조성 50주년 홍보 동영상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더니, 본부도 구미산단 조성 역사에서 '박정희 대통령 흔적지우기'를 하는 것은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본부 측은 "선언문비 공간이 좁아서 모든 내용을 담기가 어려웠다. 고의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을 뺀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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