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 첫 날…열차 운행 취소로 일부 시민 불편 호소
파업 영향 첫 무궁화호 승객 30분 늦은 표 예매, “원하는 시간대 선택 못해 불편”
20일 동대구역 지나는 KTX 154→113대, 운행률 73.4%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이 20일 오전 9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동대구역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지되고, 경북을 오가는 열차도 대폭 줄었다.
때 이른 한파가 기승을 부리면서 올 들어 처음 대구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20일 오전 8시, 동대구역은 철도노조 파업 시작을 1시간 앞두고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역 곳곳에는 '철도노조 파업 시 일자별 운행중지 열차'를 시간대별로 나열한 안내문이 부착됐고, 전광판과 방송을 통해 쉼 없이 파업 안내와 사과 문구가 흘러나왔다. 역사 내 다수의 매표창구가 굳게 닫힌 채 일부 매표창구만이 운영됐다. 시민들은 안내문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손에 든 예매표의 지연 여부를 확인했다.
이날 오전 8시 31분 동대구역을 출발해 경주역을 거쳐 부전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가 처음 파업의 영향을 받았다. 승객 김미자(70) 씨는 "안내데스크에 가니 해당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고 해서 30분 늦게 출발하는 열차를 다시 예약했다"며 "예상보다 기차 탑승이 늦어져 이후 일정이 촉박하게 됐다"고 불평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참석차 오전 8시 1분 서울행 KTX 열차에 탑승한 서정철(74) 씨는 "오후에 서울에서 대구로 오는 열차에도 영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운행 편수가 줄면서 원하는 시간대 열차를 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오전 9시 이후 파업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역사 안 출발안내 모니터에는 운행 취소 열차 번호가 붉은색으로 표시됐다. 오전 10시 15분 서울로 향하는 KTX를 시작으로 운행중지 열차가 속속 나왔다.
이날 오후 갑작스런 일정으로 바삐 서울을 가야 했던 한 시민은 "코레일 앱을 접속했더니 오후 4시 이후에만 6대의 서울행 KTX가 운행 취소되면서 줄줄이 매진되고 입석표 일부만 남아 있었다. 오후 6시 36분에나 열차를 탈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입석표를 예매했다"고 푸념했다.
이날 동대구역을 지나는 KTX는 154대에서 41대가 감축돼 73.4%의 운행률을 보였다. 무궁화호는 134대에서 45대가 감축돼 운행률 66.4%를 나타냈다. 새마을호는 20대 모두 정상 운행했다.
코레일 대구본부는 동대구역을 지나는 KTX 열차 운행률이 21일 71.4%, 22일 69.8%, 23일 68.3%, 24일 69.1%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말 입시 등을 위해 지역에서 상경하는 고3 수험생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경북을 오가는 열차도 크게 줄었다. 코레일 경북본부에 따르면 ▷중앙선 18회→8회 ▷영동선 6회→4회 ▷경북선 10회→4회 ▷충북선 4회→0회 ▷관광열차 8회→0회 등 주말 기준 하루 46회이던 경북 북부권 노선의 여객열차 운행횟수가 16회로 준다.
철도노조의 무기한 총파업은 2016년 9월부터 12월까지 74일간의 장기 파업 이후 3년 만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 직원과 군 인력 등 대체 인력을 출·퇴근 광역전철과 KTX에 집중 투입해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울러 버스업계 및 지자체와 함께 대체 교통수단 확보를 논의 중이다. 기존 입석 티켓을 판매하지 않았던 SR은 미처 예매를 하지 못한 승객을 위해 20일부터 입석 판매를 시작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2020년 시행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통합(SRT 운영사인 SR과의 연내 통합)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철도노조는 19일 오후 최종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에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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