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경북대 교수(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이사장)
벼랑 끝에 도달한 국가 경쟁력
혁신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어
위기의 해로 걱정하는 2020년
청년 산업을 일으킬 기회의 해
벌써 한 해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점에는 새해 전망과 경제 예측에 대한 책들이 많지만 밝고 희망찬 미래보다는 위기와 불확실성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특히 과학기술 변화로 인한 미래 모습에 대해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노력하고 있음에도 아직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렇듯 어디로 튈지 모를 형국에서는 예측에 근거한 계획보다는 새로운 꿈을 꾸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모른다.
내년은 밀레니엄 신생아가 20세가 되는 해이다. 20세 청년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과거 성공의 틀과 기득의 안락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을 꾸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2020이라는 숫자는 아무래도 산업화의 구시대 발상과 불확실성의 두려움으로 그동안 외면해 온 우리 '미래'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새로운 꿈을 꾸며 혁신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지 2020년이 되었기 때문은 아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위기의 벼랑 끝에 도달한 국가 경쟁력 때문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세계 평균치를 밑돌고 있으며 이제는 1%대를 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구조적 위기를 계기로 혁신의 모멘텀을 경제·사회 전반에 확산시켜야만 한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2020년에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분야는 청년 산업이다. 청년 산업이란 청년들이 열망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젊은 신생 산업을 말한다. 예를 들면 우리에게는 K-POP으로 대변되는 음악 산업이 있다. 미국의 20분의 1, 일본의 7분의 1에 못 미치는 협소한 국내시장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열광하는 K-POP 이노베이션을 일궈냈다. 이 혁신은 국내시장의 협소함은 물론 온라인 불법 다운로드, 디지털화에 의한 음반시장 축소라는 엄청난 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K-POP 이노베이션은 혁신 모멘텀이 어떻게 확산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지 잘 보여준다. 이 혁신 모멘텀은 결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나 치밀한 육성계획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먼저 꿈으로 무장한 선도 혁신가(창업가)가 등장해 열악하고 변화무쌍한 환경, 즉 난공불락과 같은 해외시장에 도전해 기업가 정신을 구현해냈다. 그리고 성공한 혁신활동에 고무되어 또 다른 혁신가들이 등장해 혁신활동을 이어가고, 드디어는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했다. 그 덕분에 유네스코 지정 음악창의 도시인 대구시도 새로운 꿈을 꾸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혁신 모멘텀은 21세기 먹거리가 될 여러 청년 산업들을 일으킬 수 있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혁신활동을 이어가게 함으로써 청년 산업을 키워야 한다. 예를 들면 데이터 개방을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들을 제안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타다' 문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공유경제 분야도 중요하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차뿐만 아니라 드론과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운송수단들이 도시를 바꿔 놓으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과 같은 탈중앙화 기술들이 내년에는 상당히 정착해 혁신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에 주목할 또 다른 혁신활동은 아버지(기성) 산업이다. 대구경북 경제의 주력인 자동차 부품 산업에서도 혁신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은행권에서는 사양 산업으로 낙인을 찍고 자금 지원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력이 바닥에 도달하기도 전에 지레 넘어질 형국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 인공지능(AI) 스마트 공장화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혁신이 이뤄지기도 한다. 지역의 아진산업은 생산성을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는 획기적 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이 외에도 원가 경쟁 위기 속에서 기계학습으로 스마트 자동화를 시도해 독일이나 일본 기업들도 해낼 수 없는 생산성 향상, 무결점 품질을 이뤄내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2020년을 위기의 해로 걱정하고 있지만 혁신 모멘텀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힘이 있다. 이 모멘텀은 꿈과 도전의 산물이다. 나라 잃은 어두움 속에서도 오로지 독립에 헌신한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이 새삼 떠오른다.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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