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양돈농가 돼지가격 하락에 아우성

입력 2019-10-31 17:30:07

ASF 여파로 산지 돼지가격 뚝…"생산비도 못 건질 지경"
경북도, 소비 촉진에 총력

경상북도가 마련한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에서 이철우 도지사가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가 마련한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에서 이철우 도지사가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지역 양돈농가들이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여파로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돼지 가격 때문에 아우성이다.

경북도는 740여 양돈농가가 밀집한 전국 3위 수준의 양돈지역으로 돼지 값 하락은 지역 경제에도 악재일 수밖에 없다.

31일 경북도에 따르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거래된 산지 돼지 가격은 이달 중순 110㎏ 기준 24만5천원으로 지난달 39만1천원보다 37.3%나 급락했다. 이는 전년 동기 31만9천원보다도 23.2% 낮은 가격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110㎏ 돼지 생산비가 31만2천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 돼지 가격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2014년 이후 산지 돼지 가격이 전년도 생산비보다 낮게 형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경북도의 설명이다.

이 같은 돼지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ASF 바이러스 전파 방지를 위해 돼지 이동을 제한했다 허용하면서 묶여 있던 물량이 최근 일시에 쏟아진 점이 꼽힌다.

동시에 ASF에 따른 막연한 불안감 등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위축된 점도 산지 돼지가격 하락을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이달 17일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39명(45.4%)이 "돼지고기 소비를 지난해 10월보다 줄였다"고 답했다.

공급은 일시에 증가했지만 소비가 줄어드니 산지 돼지 가격이 이례적으로 폭락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ASF 사태가 양돈농장에서 야생멧돼지로 옮아가면서 숙지지 않고 있어 각 시도의 방역당국은 살아있는 돼지를 시도 경계 밖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양돈농가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타 시도 도매시장으로 돼지를 출하할 길이 막혔고, 적기에 돼지를 출하하지 못하면서 사료 부담 상승, 품질 저하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도는 어려운 양돈농가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도청 구내식당에 돼지고기 메뉴를 대폭 늘리는 등 소비촉진에 힘을 쏟고 있다. 각 시군과 교육청, 농협 등 단체급식에 돼지고기 요리를 확대해줄 것도 요청하고 있다.

11월 중순에는 대규모 소비처인 대구지역에서 다양한 돼지고기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ASF는 사람에게 무해하고 철저한 검사를 거쳐 안전한 돼지고기만 유통되는 만큼 소비자는 안심하고 드시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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