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의 새콤달콤 과학 레시피] 로봇을 입고 다니며 초능력 발휘

입력 2019-10-14 17:40:09

첫발 뗀 '아이언맨 슈트'…본인 힘 40% 증강 장비 상용화

영화 어벤저스에 첨단과학기술로 만든 입는 로봇인 아이언맨 수트가 토니를 초능력을 발휘하는 수퍼 히어로로 만들었다.
영화 어벤저스에 첨단과학기술로 만든 입는 로봇인 아이언맨 수트가 토니를 초능력을 발휘하는 수퍼 히어로로 만들었다.

마블이 만든 영화 어벤저스에 히어로들이 나온다. 헐크는 갑자기 덩치가 커지고 괴력을 발휘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언맨이라고 불리는 토니는 보통사람이며 초능력이라고 할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토니는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날아다니기도 하고 괴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첨단과학기술로 만든 입는 로봇인 아이언맨 수트가 보통사람인 토니를 수퍼 히어로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초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주는 입는 로봇이 현실에서도 개발되고 있다. 마치 두꺼운 겨울 외투를 입듯이 로봇을 입으면 제대로 걷지 못하던 사람이 걸어가고 보통사람도 힘이 더 세진다고 한다. 그리고 아주 먼 거리에 있는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첨단 로봇을 만나보자.

영화 어벤저스에 첨단과학기술로 만든 입는 로봇인 아이언맨 수트가 토니를 초능력을 발휘하는 수퍼 히어로로 만들었다.
영화 어벤저스에 첨단과학기술로 만든 입는 로봇인 아이언맨 수트가 토니를 초능력을 발휘하는 수퍼 히어로로 만들었다.

◆로봇을 입으면 힘이 세진다

로봇을 옷처럼 입는 시대가 되었다. 입는 로봇은 웨어러블 로봇, 로봇 수트, 외골격 로봇, 근력증강 로봇 등으로 불리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입는 로봇을 착용하면 힘이 세지기 때문에 공장이나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물건을 옮기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포드는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으로 유명한데 요즘 외골격 로봇 기업인 엑소바이오닉스와 공동으로 입는 로봇인 엑소베스트를 개발하고 있다. 공장에서 작업자가 엑소베스트를 사용하면 오랫동안 팔을 들어 올려서 일을 해도 팔이 덜 아프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 사이버다인 기업체는 노인용 로봇 수트를 팔고 있다.

이 로봇수트를 입으면 자기 힘보다 40퍼센트나 더 큰 힘을 낼 수 있어서 환자 간병인이나 산업현장의 노동자가 사용하면 좋다고 한다. 또한 일본 파노소닉 기업체도 공장에서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 작업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어시스트 수트를 개발했다. 이뿐만 아니라 LG전자도 2018년에 로봇 수트인 LG 클로이 수트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을 착용하면 하체를 든든하게 지지해줘서 근력이 더 커진다. 이 클로이 수트봇을 입으면 일 할 때에 훨씬 적은 힘으로 무거운 짐을 손쉽게 들어 옮길 수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영화에서나 보던 입는 로봇이 국내외에서 만들어져 사용되는 시대가 되었다.

주사를 놓는 로봇

◆환자를 돕는 입는 로봇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은 노인을 돌보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이면 고령화율이 30퍼센트를 넘을 것이라는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발표처럼 고령화는 심각하다. 일본 정부는 수년 전부터 노인과 환자를 돌보는 간호로봇 개발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고령화 덕분에 환자와 노인을 돌보는 간호로봇 기술은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최근 환자나 근력이 약한 노인을 돌보는 로봇에서부터 입는 로봇까지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환자나 노인들의 이동을 돕는 간병인의 근력을 보조하는 이승지원로봇과 보행을 지원하는 이동지원로봇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일본 이마센전기제작소 기업체는 노인들이 걷는 것을 도와주는 로봇인 알크를 만들어 팔고 있다. 그리고 미국 리워크 로보틱스 기업체는 척추손상을 입은 사람이 똑바로 서서 걷거나 계단을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외골격 로봇을 개발했다.

우리나라 기업인 크레템은 지능형 하지 재활보행 보조 로봇인 슈바를 개발했다. 슈바는 경증이나 중증 장애 환자가 보행재활 훈련을 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걷는 것을 보조해주는 재활로봇이다. 특히 척추손상이나 뇌졸중과 같은 환자들의 재활 보행보조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리고 현대로템 기업체는 의료용 로봇인 에이치맥스(H-MEX)와 재활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인 휴마(HUMA)를 만들었다. 에이치맥스는 노인의 생활보행을 도와주는 로봇이며 휴마는 하반신 마비 환자의 재활을 보조해주는 로봇이다.

주사를 놓는 로봇

◆원격으로 로봇수술을 한다

벌써 5G 인터넷 시대가 시작되었다.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5G 서비스가 2019년 4월에 시작되었다. 5G 기술을 이용하면 인터넷으로 영화를 다운 받거나 게임할 때에 아주 빠른 속도로 할 수 있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5G 기술이 사물인터넷이나 자율주행자동차 및 첨단의료기술 등에 폭넓게 이용될 것이어서 매우 중요한 기술로서 주목받고 있다.

만약 중요한 일을 하다가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끊겼다가 연결되었다가 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령 원격으로 인터넷으로 연결된 수술 기기를 이용해서 환자를 수술하는 중에 인터넷이 끊기는 일이 생기면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5G 인터넷 기술이 이러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빠른 속도와 끊김 없는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을 제공해 준다.

5G 기술을 이용해서 원격으로 진행된 로봇수술이 세계 최초로 2019년 1월에 성공했다. 이때 중국 화웨이 기업의 5G 기술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원격으로 로봇수술을 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의사는 다른 곳에 있는 로봇을 조종해서 수술을 진행했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이번에 수술을 진행한 의사는 중국 푸젠성 차이나 유니콤 둥난 연구소에 있었고 실제로 수술이 진행된 곳은 50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푸젠 의과대학병원 수술실이었다.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도 5G 통신 기술을 이용해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수술에서 원격으로 로봇을 조종해서 돼지의 간 일부를 자르는 수술이 한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돼지는 양호하게 회복되었다고 한다. 이 기술은 향후 농촌이나 섬과 같은 외진 곳에 사는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로봇수술에 사용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로봇은 주로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거나 용접하는 일을 해왔다. 이와 같은 산업용 로봇 위주로 기술이 발전하고 사용되어 왔는데 미래에는 환자나 노인을 돌보고 우리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 로봇이 더 많이 사용될 것이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은 2035년이 되면 서비스 로봇이 전체 로봇 시장의 55.9 퍼센트나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처럼 서비스 로봇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도 로봇 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울 계획을 발표했다. 즉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 로봇 개발을 위해 2026년까지 4천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5년 동안 로봇 전문기업 100개를 집중해서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산업용 로봇기술과 첨단의료기술이 결합되어 미래에 환자와 노인을 위한 입는 로봇을 비롯한 의료로봇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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