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기증은 최고의 희생이자 사랑"
"아버지 성함은 윤중현입니다."
윤중현(59) 씨는 뇌사 판정 사흘만인 5일 간과 신장, 조직을 다른 이에게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아들은 아버지 성함 외엔 말을 아꼈다.
10일 포항세명기독병원에 따르면 지난 3일 화물차에서 작업을 하던 중 낙상사고를 당한 윤 씨는 뇌를 심하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
뇌사 판정 후 한국장기기증원으로부터 장기 기증이 새로운 생명을 살리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윤 씨 가족은 고민 끝에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아들은 "장기 기증을 결정하기까지 정말 고통스러웠다. 평소 남을 위하는 따뜻한 아버지의 마음과 성품을 알았기에 장기 기증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했다.
뇌사자 장기 기증은 절차가 매우 엄격하다. 부모·자녀·배우자 등 가족의 동의 아래 의료진의 최종 뇌사 판정이 나와야 기증이 시작된다. 생전에 기증자가 장기 기증 희망 서약을 했더라도 다시 가족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기증자 가족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만큼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접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가족이 기증을 결정할 때 뇌사에 빠진 이의 평소 뜻과 품성을 존중한다.
포항세명기독병원이 1993년 개원한 이후 처음 이뤄진 장기 기증이라는 것만 봐도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이뤄지기까지 가족들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윤 씨가 하늘나라로 떠난 날, 꺼져가는 2명의 생명은 큰 선물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손 한번 잡지 못한 인연이지만 사는 내내 윤 씨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할 것이다.
박형우 포항세명기독병원 외과 과장은 "장기 기증은 최고의 희생이자 사랑이다. 우리나라는 생전에 기증자가 장기 기증 희망 서약을 했더라도 다시 가족 동의를 받아야 해 장기 기증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생전 본인의 의사만으로 장기 기증이 이뤄질 수 있다면 더 많은 이들이 생명을 얻을 수 있을 테지만 남은 가족의 고통이 커 이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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