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3대 원칙 천명 "북미대화에 힘"

입력 2019-09-25 03:09:25 수정 2019-09-25 03:33:52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UN)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3대 원칙을 밝혔다. ▶전쟁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빈곤퇴치·양질의 교육·기후행동·포용성을 위한 다자주의 노력' 주제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조연설을 했다.

3대 원칙을 하나씩 살펴보면 이렇다.

전쟁불용 원칙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정전 상태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 비극이 있어선 안 된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정전을 끝내고 완전한 종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상호 안전보장 원칙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북한도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며 "서로가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적어도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은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공동번영의 원칙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이 서로 포용성을 강화하고 의존도를 높이며 공동번영을 위해 협력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며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경제는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고 동아시아 및 세계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원칙은 북미대화의 핵심이기도 한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는 맥락에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의 조건으로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를 대한민국 역시 동의하고 적극 지원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비핵화가 만들어내는 평화는 결국 경제협력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남북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와 '유럽안보협력기구'가 유럽의 평화·번영에 상호 긍정적 영향을 끼친 사례가 좋은 본보기"라고 예를 들면서 "한국은 평화가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고 경제협력이 다시 평화를 굳건하게 하는 평화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그 자체로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하는 등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줄곧 언급했다. 타임지 표지에도 자신을 가리키는 수식으로 실리기도 한 'The Negotiator'(협상가)의 역할을 맡아 미국과 북한을 끊임없이 연결해 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발언을 통해서도 같은 역할에 충실하며, 현재 다시 추진되고 있는 북미대화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날 연설에는 곧 발표될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밀어주는 지지 발언의 의미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벨평화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겐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스펙'이 되지만, 한국에겐 북미대화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줄 '아이템'이기에 적극 반길만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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