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의원입니다] 이주한 대구 서구의회 의원

입력 2019-09-24 12:17:49

전기 자전거 타고 밤낮없이 서구 누벼
행동체육으로 시작된 사람에 대한 관심, 주민 얘기에 귀 기울이는 이유

대구 서구 비산동 한 골목을 둘러보는 이주한 구의원. 채원영 기자.
대구 서구 비산동 한 골목을 둘러보는 이주한 구의원. 채원영 기자.

이주한(37·더불어민주당·서구 라선거구) 대구 서구의회 의원에게는 휴일이 없다. 지난해 6월 임기를 시작한 이후 제대로 쉰 날이 없을 정도다. '민원 즉시 처리'를 원칙으로 하는 이 구의원은 평일에는 스스로 정한 근무표를 토대로 움직이고, 주말에는 못다 처리한 민원을 해결하거나 필요한 조례안을 연구한다.

경호학과 출신인 이 구의원에게 주민은 곧 의뢰인이다. 대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위험으로부터 구해내는 방법을 공부했던 터라 주민의 사소한 불편도 흘려듣는 법이 없다. 지난 봄에 구입한 전기 자전거로 지금까지 1천㎞ 이상을 달리며 의정 활동을 벌이고 있다. "악취 때문에 못 살겠다"는 민원에 직접 상리음식물쓰레기처리장 지하에 들어가 내부 환경을 직접 보고 공론화한 것도 이 구의원이다.

그가 주민 목소리에 이토록 관심을 두는 이유는 '행동체육'에 대한 관심과 연계된다.

이 구의원은 과거 행동체육 지도자를 꿈꾸며 체육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방법을 연구하다 행동체육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정립했다. 이 구의원은 "행동체육은 운동과 세심한 상담을 병행해 대상자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마음의 문을 닫았던 이들이 변화해가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고, 이후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주민 얘기를 놓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서구를 바꿔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이 구의원에게 서구 주거환경 개선은 그가 현재 짊어진 숙제이자 의정 활동의 동력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서구에서 나온 이 구의원은 잠시 객지생활을 한 뒤 몇 해 전 다시 서구에 돌아왔다. 그는 "어릴 때 살았던 서구나 타지에서 돌아온 뒤의 서구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며 "서구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구의원이 된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대구시 서구의회 의정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지난 3월에는 '대구시 서구의회 의원 연구단체 구성 및 지원 조례'를 각각 대표 발의해 통과시켰다. 두 조례를 토대로 가칭 '서구 주거환경 개선 의원연구회'를 만들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의정자문위원회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수혈해 서구의 악취와 교통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포부다.

밤낮없이 뛰어다닌 결과, 그는 지난 5월 대구참여연대와 대구YMCA가 결성한 '대구시의회 의정지기단'이 꼽은 우수의원으로 선정됐고, 8월에는 대구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로부터 '지방의정봉사상'을 받았다.

이 의원은 "남은 기간에 후회없는 의정 활동을 하겠다"며 "구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주민이 불편한 점을 앞장서서 외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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