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은 따지지 않고 같은 당끼리는 뭉치고(黨同) 다른 당은 배척하는 것(伐異)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 이 말은 학문적 파벌 논쟁을 가리켰는데, 후에 와서 정치, 사회적 집단 간의 싸움에 많이 쓰이게 되었다.
한나라를 중흥시킨 무제(武帝)는 동중서(董仲舒)의 건의를 받아들여 '백가를 배척하고 유학만을 받들었다'(罷黜百家 獨尊儒術). 즉 제자백가(諸子百家)의 다양한 의견을 없애고 유가학설에 능통한 인재만을 관리로 삼아 사상을 통일하고 전제적 중앙집권체제를 강화한 것이다. 태학(太學)에 오경박사(五經博士)를 설치해서 유가 경전으로 귀족 자제를 교육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한 선제(宣帝) 때 이르러 유가는 유일한 통치 사상이 되었다. 선제는 유학자 숙망지(肅望之)에게 태자들을 가르치게 했다. 그런데 당시 유생들은 경전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달라 자주 논란을 일으켰다. 선제는 학자들을 황궁의 석거각(石渠閣)에 모이게 하여 토론회를 열었다. 동중서를 대표로 하는 유가학파와 황생(黃生)을 대표로 하는 도가학파 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탕무수명(湯武受命·탕무가 하나라를 멸한 것은 하늘의 뜻)을 두고 '하늘의 뜻이다'와 '반역이다'로 해석이 갈렸다. 유생들은 같은 편끼리 무리를 지어 상대를 공격하는 데 몰두했고, 결론은 없었다. 남북조시대 송나라의 범엽(范曄)은 '후한서'(後漢書)의 당고전서(黨錮傳序)에서 이를 '석거분쟁'이라 하고,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말로 설명했다.
후한(後漢) 시기에 들어 외척, 환관, 선비가 각각 세력을 만들어 시비곡직(是非曲直)을 떠나 무조건 다른 집단을 배척하는 당동벌이로 인해 결국 나라가 망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두고 당동벌이가 심한 것 같다. 대의(大義)를 원칙으로 냉철한 사리 분별이 필요하지 않을까.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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