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하 대구가톨릭대 무용학과 외래교수
무용은 원시시대 때부터 시작하여 공연예술의 모태이기도 하지만 이 땅에서 무용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무용은 상류층의 무용과 서민층의 무용이 뚜렷하게 갈라져 있어 궁중무용은 의례용으로 활용되었고, 민속무용은 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춤으로 단순한 오락적 차원을 크게 넘어서지 못했다. 이처럼 무용은 여타 공연예술처럼 천민층이 맡아왔으며 무용가들은 사회적으로 대우를 제대로 받아오지 못했었다. 보수적인 기질이 농후한 대구지역에서 1930년대를 시작으로 현대 춤이 뿌리내리게 한 장본인이자 춤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있다.
지난 3월, 2019년 대구문화재단 문화인물컨텐츠제작지원사업 선정작인 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예술감독 박현옥)의 '김상규를 춤추다-강건너 언덕 너머...'는 대구 근대춤의 아버지인 김상규를 기리고 그의 작품을 통해 현재 속에서 지나간 역사를 되돌아보며 동시대의 시·공간성을 추구한 소리(음악)·몸짓(드라마)·춤의 예술형식으로서 지역의 문화예술 창달과 김상규를 통한 대구 현대춤의 자긍심을 일깨우는데 일조한 작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김상규는 어려운 시대적 상황과 보수적 색채가 특히 뚜렷한 대구의 지역적 특색에도 불구하고 무용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으로 대구의 현대무용이 발전할 수 있도록 중추적인 역할을 한 현대무용의 선구자이며 최초의 남성무용가 이자 역사·행정·교육에 관련된 업적을 남긴 대구 무용계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내면을 육체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내면적 사고를 중요시 해야 된다 했으며 그것은 다양한 작품안에서 그의 내면적 정신, 자연적 회귀, 윤회, 생명의 본질은 곧 인간 존재에 작용하는 사상으로 춤으로 나타내었다.
한 시대의 예술가는 당대의 새로운 예술을 창출해내고 그 예술은 후대에 이어져 또 다른 예술가를 탄생시킨다. 그가 남겨놓은 현대무용의 정신과 자연의 법에 따라 시간이 지나도 더욱 깊이 있는 가치로 피어날 그의 초상. 이러한 예술을 모체로 김상규에 의한 대구 무용의 발전은 현대무용의 정신적 이정표이며 대구 현대무용이 나아가야 할 방향 그 자체이기도 하다. 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의 '강건너 언넘너머' 작품 중 '초상' 을 오는 9월 18일 대구국제무용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역사적 인물을 통해 바라본 초상은 앞으로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며 역사적 정신을 다음세대에 물려줌으로써 예술의 꽃은 영원히 살아남으리라 기대한다. 김정하 대구가톨릭대 무용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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