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서식하던 희귀 곤충들이 떼죽음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문경새재 2관문을 찾은 일부 관광객과 주민이 곤충 3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거나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하고 촬영한 사진 10여장을 매일신문에 보내왔다.
이들 곤충 사진을 곤충 전문가 등에 확인한 결과 미끈이 하늘소, 버드나무 하늘소, 각종 나비 등 희귀곤충을 비롯해 매미, 사슴벌레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인 1일에도 2관문을 찾았다는 한 주민은 이 같은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들 희귀 곤충 등의 갑작스런 떼죽음에 대한 이유를 두고 폭염, 살충제 살포 등이 거론됐지만 취재 결과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에 따르면 폭염 때문에 하늘소나 매미 등이 집단으로 죽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도 최근 소나무재선충방역을 비롯한 살충제나 제초제를 살포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문경새재 2관문 앞에서 전날 밤 늦게까지 진행된 한 방송국의 야간 촬영이 이들 희귀 곤충들의 떼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돼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곤충 관련 한 전문가는 "매미와 하늘소 등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는 쉬는 곤충인데 환한 불빛을 보고 날아갔다가 조명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문경시가 해당 방송사 촬영팀에 확인한 결과 "전날 야간 촬영 때 곤충들이 조명에 많이 달려들었다"는 답변을 얻었다.
당시 야간 촬영을 위해 특수조명 수십개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는 야간 조명이 곤충과 조류의 비행을 방해하고 희귀 조류 번식까지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문경새재엔 천연기념물인 부엉이와 딱따구리, 사슴벌레, 하늘소 등 수많은 동물과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만큼 촬영 제한 등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경시 관계자는 "문경새재는 사극 및 드라마 촬영 1번지로 각 방송사의 촬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조류와 곤충 등이 왕성한 활동을 하는 여름철 야간 촬영은 문경새재의 생태계 보호를 위해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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