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8대 대구시의회 개원 1주년을 맞아

입력 2019-07-18 11:15:37 수정 2019-07-18 16:11:37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

지난해 이 무렵 6·13 지방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양당 구도 속에 제8대 대구시의회가 출범했다. 한 명이던 여당 의원이 다섯 명으로 늘었고, 재선 이상 의원은 서른 명 중 겨우 네 명만 재입성에 성공했다. 당연히 의회 안팎에서 '의회 운영이 잘될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연일 들려왔다.

그러나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런 걱정이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경험이 일천해 시정을 잘 살피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자아냈던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수능생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면학 분위기가 형성됐고, 의원 연구단체도 속속 결성돼 왕성한 활동에 돌입했다. 오직 지역사회와 주민들을 위해 할 일들을 찾고 다듬으며 보낸 시간은 이내 작은 성과를 도출해냈다.

대구참여연대와 대구YMCA가 결성한 '대구시의회 의정지기단'의 발표에 따르면, 제8대 대구시의회 초기 6개월간 조례 제·개정 건수가 전대 의회보다 크게 늘었다. 개정 건수는 다소 줄었으나 제정 건수는 24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 건수는 총 12건이 늘었다. 대상 기간을 1년으로 늘려 비교해 보면 8대 의회에서의 조례 발의, 시정질문 및 5분 자유발언 등은 총 241건으로 전대 의회보다 48건 증가했다. 내용적으로도 7대 의회는 도시, 건설 분야에 집중된 반면, 8대 의회는 인권·안전·통일·교육 등 시민 생활 전 분야로 관심 분야가 더욱 다양해졌다고 평가했다.

개원 초기의 미심쩍은 시선을 상기해 볼 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 이유를 몇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 본다. 시의원으로서 소명과 역할을 엄중히 여기고 시정 견제와 감시에 집중하다 보니, 의정 활동 전반에서 왕성한 활동 결과가 구체적인 지표로 나타난 것이다.

둘째, 소통과 협치가 시너지 효과를 낸 덕분이다. 의원들이 소속 정당의 입장을 떠나 대구시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주민 밀착형 생활 정치를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통합신공항 건설과 취수원 관련 현안 특위를 여야가 위원장을 나누어 맡아 지역의 문제에 함께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소통협치의 태도가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조기 실시, 한국물기술인증원 대구 유치 등 주요 현안에서 의회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셋째, 남다른 참여와 열정의 태도 때문이라 본다. 26명의 초선 의원들은 시정 경험이 부족한 '초짜'였을지 몰라도, 실상은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분야에서는 경험과 실력을 갖춘 전문가들이었다. 부족하다는 점이 도리어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열정과 참여'에 매달리게 만든 유인이었다고 생각하면 그 '부족함'조차 발전의 밑거름이었을 뿐 장애물은 아니었다.

우리는 다시 열기가 더해지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시의원들의 집무실은 여전히 공부하는 의원들과 현안 설명을 위해 들르는 공무원들로 연일 북적인다. 돌이켜보면 그 나름 몸부림쳤던 지난 1년, 뿌듯한 보람이 적지 않지만 250만 시민을 만족시키기엔 더 많은 분발이 필요하다고 자성하면서, 대구시의회의 의미 있는 또 다른 1년을 위하여 다시금 신발 끈을 동여매고 출발대에 선다. 그리고 '시민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듣기'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따끔한 질책까지도 목말라하면서 제8대 대구시의회 개원 1주년의 의미를 조용히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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