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무선충전 전기버스, 부품 없어 운행 멈췄다

입력 2019-05-07 21:30:00

1대당 6억5천만원 주고 구입한 전기버스 애물단지 전락

구미시가 운영 중인 무선충전식 전기버스가 잦은 고장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운행 중인 4대 가운데 1대는 배터리 부품이 없어 한 달째 버스차고지에 방치돼 있다. 전병용 기자
구미시가 운영 중인 무선충전식 전기버스가 잦은 고장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운행 중인 4대 가운데 1대는 배터리 부품이 없어 한 달째 버스차고지에 방치돼 있다. 전병용 기자

경북 구미시가 운영 중인 무선충전 전기버스가 부품이 없어 운행 중단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구미시는 201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원으로 무선충전 전기버스 4대를 구입, 운영하고 있다. 무선충전 전기버스의 대당 구입가는 6억5천만원으로, 충전기를 차량에 꽂지 않고 무선으로 충전하는 차량이다.

그러나 이 중 한 대가 지난달 8일 배터리 충전 부품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됐지만 부품을 구할 수 없어 한 달 동안 버스차고지에 방치된 상태다. 이 버스는 그동안 180번, 195번 노선으로 구미시 선기동~구평동 14㎞ 구간에서 운행을 해왔다.

구미에서 운영 중인 무선충전 전기버스는 2017년 배터리 교체 등 그동안 잦은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버스회사는 그 때마다 예비차량으로 대체 운행해 왔다. 고장도 충전장치, 배터리, 에어컨 등 다양하다.

더 큰 문제는 잦은 고장으로 운행 중단 사태가 반복되고 있는 데도 부품 수급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카이스트는 무선충전 기술을 적용한 버스를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OLEV', '한국FIBER' 등과 함께 만들었다. 그런데 상용화 과정에서 동원OLEV가 철수했고, 한국 FIBER마저 문을 닫아버려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무선충전 전기버스는 한 달에 두 차례 정도 고장을 일으킨다"며 "그 때마다 일반 버스보다 비싼 부품들로 교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신속하게 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구미지역 시민단체들은 "무선충전 전기버스에 대한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도입이 추진됐다"면서 "대당 6억5천만원, 배터리 가격만 해도 하나에 1억~1억5천만원에 달하는 전기버스의 운행이 중단돼 고철 덩어리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구미시 관계자는 "무선충전 전기버스를 구입한 지 5년이 넘어 무상수리 기간도 지났고, 고장도 잦다"며 "전기버스 소유권도 버스회사로 넘어간 상태라 시로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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