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차등요금제(주말 할증요금제)와 고속도로 휴게소 알뜰주유소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났다. 각각 교통 분산 효과와 싼값 기름 공급이란 당초 도입 취지는 실종되고 공사 배만 불린 꼴이어서다. 야당인 민주평화당 의원은 물론 오죽했으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한목소리로 질타할 만큼 엉터리로 운영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주말·공휴일에 몰리는 차량 분산을 위해 2011년 도입된 차등요금제는 공사에게만 황금알을 낳는 제도로 변질됐다. 할증제로 공사 수익은 첫해 12억원에서 2017년 379억원으로 매년 늘어 6년 동안 모두 2천189억원이나 됐다. 반면 통행량은 시행 전후 차이가 거의 없다. 도입 취지의 퇴색으로 존재 근거를 잃은 셈이다.
이는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주말 여가 활용 정책과도 어긋나고 취지와는 달리 되레 이용자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여론조사에서 할증제 폐지 찬성이 86.5%인 결과는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지만 도입 이후 개선되지 않고 꿈쩍 않는 까닭은 교통량을 핑계로 공사의 배를 마음 놓고 불릴 수 있는 수익이 보장된 '제도'인 탓이다.
2012년 전국 주유소 평균보다 ℓ당 100원 이상 싸게 기름을 공급하겠다며 시작된 알뜰주유소도 같다. 의도와 달리 주유소 임대료는 올랐고 공사 임대료 수익도 덩달아 늘어 2015년 465억원, 2018년은 600억원이 넘었다. 이용자는 속은 기분이고 임대업자는 울상이나, 공사만 신바람 났다.
이런 일은 공사의 잘못된 경영의 결과겠지만 무엇보다 경영 철학이 의심스러운 정치인 등 출신에 대표를 맡긴 데 따른 당연한 현상이다. 또 고속도로 이용자를 그저 봉으로만 보는 공사의 도덕적 해이에다 공사를 감독할 국토부의 방임도 한몫을 했다. 할증료의 즉각 폐지와 혁신, 알뜰주유소 도입 취지 복원이 급선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