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 시대를 여는 대구시청사 이전

입력 2019-04-08 02:30:00

서하 시인
서하 시인

꽃샘추위에도 지금의 대구는 뜨겁다. 대구시가 올해 안으로 신청사 건립 부지를 확정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구군 간 유치 경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대프리카로 유별한 대구의 2019년 여름은 시청사 유치 열기로 더욱 뜨거워질 것 같다.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나친 경쟁에 따른 갈등과 분열의 후유증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듯이 시청사 이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고 시민의 뜻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여 대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대구시는 3월, 신청사추진공론화위원회 구성을 위해 시의회 동의를 거쳐 4월 5일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 구성·운영, 신청사 후보지 신청 및 선정 기준 등 시청사 이전 전반에 걸쳐 의결권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공론화위원회 구성 과정을 시민들이 충분히 공유할 수 없었던 아쉬움은 있었으나, 지금부터라도 미래 후손들을 위한 사명감으로 임무를 다해주길 바란다. 시청사 건립에는 시민들의 혈세인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대구의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서 저비용고효율을 이끌어 내는 부지로 선정했으면 좋겠다. 또한 새 시대 새 정신에 맞추어 시청사를 사무적 공간이 아닌 시민과의 친숙한 소통 공간으로 건립하여 덴마크 코펜하겐 시청처럼 많은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요즘 서민들의 최고 교통수단은 도시철도이다. 앞으로 미세먼지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을 감안해서 도시철도 이용을 늘리고 싶다. 이런 측면에서 시청사 이전지를 도시철도 이용이 편리한 곳으로 선정한다면 시민들의 만족도는 한껏 높아질 것이다. 시청사 때문에 새로운 도시철도 노선을 만드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4차 산업 발달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동안 대구는 많은 성장을 했고 대구의 중심도 바뀌고 있다. 시청사 이전 관련 전문가 집단은 지금은 물론 앞으로 인구 이동에 따른 대구의 중심이 어디가 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다양한 부분을 전문가 집단은 물론 대구시민 모두가 고민하여 누가 보아도 공감할 수 있는 최적의 시청사 이전지를 선정했으면 좋겠다.

경쟁이란 '함께 추구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경쟁의 논리가 인류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해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대구시 신청사 입지 경쟁은 자칫 대구를 분열시킬 수 있기에 공론화위원회는 물론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시민들이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실에 근거한 자료를 널리 알려주어야 한다. 특히 영향력이 큰 정치인의 논리에 편승되거나 특정집단의 의견을 반영하여 시민의 눈과 귀를 흐리게 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시청사 주인은 시민이기에, 시민의 시각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시청사 이전지는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결정이 되어야 한다. 누구나 편리하게 찾을 수 있고 찾아와서 힐링하고 팍팍한 살림살이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곳이라면 분명히 자자손손 자랑이 되는 최적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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