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전쟁' 장사상륙작전 처음으로 영화화

입력 2019-03-28 22:00:00

곽경택 감독 '장사 9.15' 올 여름 개봉 예정…김명민·메간 폭스 주연
인천상륙작전 가능케한 성동격서 작전 학도병 772명 투입
경북도·영덕군 제작사와 지원 업무협약…호국관광콘텐츠 활성화 계기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든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속 노병의 당시 전투 회상 촬영 장면. 뒤로 최근 영덕군에서 재현한 당시 상륙함정이 보인다. 영덕군 제공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든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속 노병의 당시 전투 회상 촬영 장면. 뒤로 최근 영덕군에서 재현한 당시 상륙함정이 보인다. 영덕군 제공

"부대장은 '바다에 빠져 물고기밥이 되는 것보다 육지에 올라가 까마귀밥이 되는 것이 낫다'며 상륙할 것을 명령했다. 부대장의 총성을 시작으로 1중대 1소대부터 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1중대원들은 거친 파도에 말려 바닷속으로 사라지고 적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1중대는 총 한 번 쏴 보지도 못하고 사라졌다."(영덕군 '장사상륙작전백서', 참전자 증언)

1950년 인천상륙작전 이틀 전인 9월 14일 새벽 영덕군 장사리 해변. 미군 상륙함정 대형 LST(landing ship tank·미국 상륙작전용 함정. 병력·탱크·물자 양륙 가능)에서 내린 어린 학도병들은 영덕군 장사리 해변에서 그렇게 사라져 갔다.

대부분 10대 후반이었던 이들은 군사훈련 2주만에 칡흑 같은 어둠 속에 투입돼지만 치열한 전투 끝에 상륙 30여 시간만인 9월 15일 낮 해변 맞은편 장사리 남산 고지와 일대를 점령한다.

'성동격서' 장사상륙작전으로 북한군의 눈을 돌린 연합군은 다음 날 새벽 성공 가능성 5천분의 1로 분석되던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전세를 뒤집었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든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덕군 영해면 고래불해변에서 촬영된 영화 속 북한군과의 전투장면. . 영덕군 제공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든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덕군 영해면 고래불해변에서 촬영된 영화 속 북한군과의 전투장면. . 영덕군 제공

9월 19일까지 북한군 후방을 끈질기게 괴롭힌 학도병들은 좌초된 문산호 대신 조치원호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북한군의 추격으로 30여명의 학도병들을 장사해변에 남겨 두고 절규 속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투입된 학도병 중 확인된 전사자 139명, 부상자 93명이며 나머지는 생사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역사의 그늘에 철저히 가려진 이들 군번없는 772명 학도병들의 '장사상륙작전'이 처음으로 영화화돼 올 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든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속 상륙함정에서 내린 학도병들이 장사해변에 상륙하는 장면으로 고래불해변에서 촬영됐다. 영덕군 제공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하게 만든 장사상륙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 속 상륙함정에서 내린 학도병들이 장사해변에 상륙하는 장면으로 고래불해변에서 촬영됐다. 영덕군 제공

영덕군·경북도는 영화 제작사인 (주)태원엔터테인먼트와 28일 영덕에서 '장사리 915'(가제) 제작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잊힌 전쟁' 장사상륙작전을 보다 널리 알리는 한편 호국관광콘텐츠 활성화의 지렛대로 삼기로 했다.

영화 '친구'로 유명한 곽경택 감독과 '포화속으로'의 김태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명민(이명준 대위 역)·메간 폭스(퓰리처상 수상 종군기자 마가렛 역)·최민호(최성필 역·그룹 샤이니 멤버) 등이 출연한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초까지 영덕군 영해면 고래불해변과 남정면 장사리해변 등에서 상륙전투장면과 노병의 회상장면 등을 촬영했다. 현재 막바지 CG(컴퓨터 그래픽스) 작업을 하고 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장사상륙작전은 혁혁한 전과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이 영화를 통해 772명 참전용사를 국민들이 기억해 주고 영덕군이 호국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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