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굴기' 나선 중국, 탈원전으로 세계 원전시장 내준 한국

입력 2019-03-22 06:30:00

탈원전에 목을 매는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이 원전에서도 굴기(崛起)에 나섰다. 사상 첫 부유식 해상 원전을 비롯해 신규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새 원전 건설에 10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원전 45기를 가동 중인 중국은 2030년까지 원전 발전 용량을 지금보다 4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중국은 원전 기술을 축적해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세계 원전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어서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발주 계획이 있는 원전은 153기에 달한다. 건설 중인 원전 57기까지 모두 210기가 새로 들어선다. 가동 중인 원전 453기의 절반에 달하는 원전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원전 1기 건설비가 최소 3조∼4조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500조∼60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이다.

우리나라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한국형 원전은 미국 내에서 원전 건설을 허가받을 수 있는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 인증을 받는 쾌거를 거뒀다. 우리 원전 기술이 프랑스, 일본도 통과 못 한 안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세계 원전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우위에 있다.

세계 원전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원전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방한한 UAE 왕세제에게 양국 간 원전 협력에 대해 100년을 바라보고 같이 가자고 했다. 40년 후 국내에서는 없어질 원전을 두고 100년 협력론을 들고나온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탈원전으로 원전산업 기반과 기술의 연속성이 취약해지는 것을 잘 아는 나라들이 한국에 원전 건설과 정비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등 중국에 추월당할 위기에 놓인 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전마저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내주는 최악의 상황이 눈앞에 닥쳐오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뭘 먹고 살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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