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서 한밤에 또 "폭탄설치" 허위신고…주민 900여 명 대피소동

입력 2019-03-11 05:27:17 수정 2019-03-11 10:14:24

11일 오전 1시쯤 문경 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한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독자 제공
"폭탄을 찾아라"11일 오전 2시쯤 대구경찰청 폭발물처리반 요원이 문경의 아파트 우편함을 살펴보고 있다. 고도현 기자
문경시 한 아파트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문자신고가 들어와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영상=독자제공

심야시간 문경경찰서 바로 앞 아파트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인력이 대거 출동하고 잠자리에 들려던 주민 9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0일 오후 10시 20분쯤 문경시 모전동의 한 아파트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다는 다매체(휴대폰'PC 등) 웹을 이용한 문자신고가 119로 접수됐다.

문경경찰서 맞은편에 있는 이 아파트는 15층 3개동에 299세대 9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신고로 문경경찰서 경찰관과 경찰특공대 대구지방경찰청 폭발물 분석팀,문경소방서 소방관, 특수구조대 소방관, 군부대 폭발물처리반, 문경시청직원 등 총 200여명과 폭발물 탐지견까지 급파했다.

문경시는 주민 900여 명을 대상으로 문경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시키고 모포와 컵라면 생수 등을 지원했다. 일부 주민들은 친인척 집과 모텔에 투숙하기도 했으며 일부는 자신 소유 차량을 아파트 밖으로 옮긴후 차량내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10일 오후 11시 30분쯤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문경 실내체육관에 대피해 있다. 독자 제공
"폭탄을 찾아라" 11일 오전 1시 40분쯤 경찰이 아파트 소화전을 열어보고 있다. 고도현 기자.

경찰은 3시간30분 동안 출입을 통제하고 소화전과 수도계량기, 우편함 까지 뒤지고 나서야 폭발물이 설치 돼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11일 오전 2시 30분 수색을 종료, 주민들을 귀가조치했다.

경찰은 119 문자신고 발신 번호는 국정원 번호로 돼 있었으나 번호가 조작돼 변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1일 오전 1시쯤 문경 실내체육관으로 대피한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잠을 청하고 있다. 독자 제공

문경에서는 이날과 비슷한 폭발물 허위신고 소동이 지난 2017년 11월10일에(매일신문 2017년 11월11일자 6면 등 보도)도 있었다.

당시 문경의 한 고시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신고가 다매체 웹을 이용한 문자를 통해 들어와 경찰과 군 당국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처럼 잇달아 발생하는 허위신고에 대해 시민 반응은 싸늘하다.

10일 오후 11시 30분쯤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문경 실내체육관에 대피해 있다. 독자 제공

주민 신성호(50)씨는 "한 사람의 허위신고로 치안력과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고 1천여명의 사람이 고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관계자는 "허위신고자를 찾아내는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허위신고로 경찰력과 소방력이 동원된 경우에는 관련법에 따라 형사 처벌과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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