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일부 지방의회 사무 공간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의회 독립 건물을 갖기 위해 신청사 건립에 큰돈을 들이더니 의원 개인별 공간 확보에 예산을 투입하는 일도 추진되고 있다. 시·군의회 의원들이 본연의 의정 활동과 내실 다지기보다 겉치레 공간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앞뒤가 뒤바뀐 경북 지방의회의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영주시의회는 지난 1월부터 개인 의원실과 대기실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드는 돈은 1억2천여만원에 이른다. 영양군의회도 의원 개인사무실 설치와 관련, 3천780만원을 책정했다가 주민 반발로 최근 유보했다. 민원인 면담 공간 확보와 다른 시도 광역의회를 내세우는 것은 잘못이다. 비좁은 공간 속 왕성한 의정 활동을 하는 선진 사례는 널렸다.
앞서 안동시의회는 지난 2009년 신청사 건립에 나섰다가 호화 청사 논란과 정부 반대로 무산되자 2015년 재건립에 나서 97억원을 들여 완공, 이달 입주했다. 특히 신청사 건립 비리로 공무원과 현장 소장이 검찰에 송치되는 등 복마전이 됐다. 조달흠 안동시의원이 의회를 비판하며 변화를 촉구한 까닭이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일탈은 많고 역사도 오래다. 예천군의원들 추태는 참담한 사례였다. 오죽하면 아예 지방의회를 없애자는 국민적 비판과 여론이 들끓었을까. 혈세로 굳이 지방의회 의원들이 독립된 신청사를 갖거나 개별 사무실 공간을 갖고자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따갑다. 겉만 번듯하고 속은 텅 빈 의회상(像)이다.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과 지방의회 출범 후 30년 세월이 가깝다. 이제는 달리 생각하고 행동할 때도 됐다. 언제까지 처음과 다름없는 부끄러운 추태를 이어갈 것인가. 아까운 세금으로 이뤄진 숱한 국내외 연수와 견학, 끊이지 않는 지방의원 연수와 연찬회와 같은 행사를 왜 가졌는지 등 부디 되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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