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구 복합환승센터' 여전히 안갯속…원인과 대안은?

입력 2019-02-18 06:30:00

서대구역과 더불어 대구 서부권 균형발전을 이끌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서대구복합환승센터(가칭)가 투자자가 나서지 않으면서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대구복합환승센터는 대구시가 올해 안에 착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서대구 고속철도역과 함께 역세권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들어선 지 40년이 넘어서면서 시설 노후가 심각한 서부정류장과 북부정류장, 서대구고속터미널을 통합 이전해 서대구역과 함께 서대구권 광역교통의 허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동대구역처럼 유통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계획했지만 사업성이 낮아 선뜻 나서는 기업이 아직까지는 없다. 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대구신세계가 약 8천800억원의 건설비를 전액 부담했다. 서대구복합환승센터는 한때는 롯데와 현대백화점 등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모두 상황을 관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는 가장 큰 원인으로 포화상태에 이른 대구 유통시장을 꼽는다. 지역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수요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은 데 비해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전국구 유통 공룡'들이 모두 입점해 격돌하면서 이미 지역 백화점업계는 극한 경쟁으로 접어들었기 때문.

한 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유통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기존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조차도 더는 몸집을 불리기 어렵다"며 "선뜻 거금을 투자하겠다는 기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서대구역과 역세권 개발계획이 구체화하면서 덩달아 뛰어오른 땅값도 문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역세권 개발 기대심리로 서대구역 부지 주변의 땅값은 많게는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과 모텔 등 덩어리가 큰 필지가 많았던 동대구에 비해, 서대구 지역은 소규모 필지가 많아 토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중대형 할인마트나 임대형 매장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동대구에 비해 서대구는 기존 유동인구가 없기 때문에 신규 소비 수요를 창출하기 어렵다"라며 "매장을 쪼개 임대를 주는 형태로 만들거나, 규모를 줄여 대형마트와 손을 잡는 방안도 있지만, 이마저도 도로 사정이 열악해 대구시가 접근성을 대폭 개선해준다는 조건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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