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산후조리원 횡포에 우는 신생아 부모들
포항에 사는 산모 A(36) 씨는 설날인 지난 5일, 예정일보다 2주 빨리 출산했다. 아기는 일반 여성전문병원에서 출산할 수 있는 36주를 채우지 못한 탓에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낳았다. 다행히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나 부모는 한시름 놓았다.
하지만 대학병원 퇴원과 동시에 부모의 걱정은 다시 시작됐다. 산모와 아기가 산후조리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산후조리원에 들어가 몸을 풀어야 하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며 "산모나 아기 모두 건강한데도 다들 자기 병원에서 아기를 낳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A씨는 집에서 몸조리를 해야 했다.
A씨는 애초 포항에 있는 여성전문병원이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에 입소할 계획이었다. 임신 기간 중 자신들의 병원에 다니다가 출산한 산모에 대해서만 산후조리원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미리 한 곳을 예약해뒀다.
하지만 출산예정일인 20일보다 2주 가량 빠른 5일 오전 갑자기 새어나온 양수로 A씨는 급하게 예약한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일반병원에서 출산할 수 있는 기간(36주)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종합병원에서 출산할 것을 권했다.
그리곤 A씨에게 "다른 병원에서 아기 낳으면 우리 산후조리원에는 못 들어간다"며 선을 그었다. A씨는 아픈 배를 붙잡고 "그동안 이곳에서 진료도 했고, 불가피하게 다른 병원으로 가는 것인 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병원 측은 '원칙'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어쩔 수 없이 병원을 나온 A씨는 급히 포항의 다른 병원들도 알아봤지만 '받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어야 했다. A씨는 "아기와 산모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산후조리원이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면 누가 아기를 낳고 싶겠느나. 포항 인구가 줄어드는 건 경기 불황 때문만이 아닌, 이런 이유도 있다는 점을 포항시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 한 산부인과 관계자는 "일부 여성전문병원의 경우 출산 환자를 많이 받고는 산후조리원 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첨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병원이 돈벌이에 급급하다보니 산모와 아기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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