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 외교를 재가동했다.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연내 서울 답방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고,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해 자주 만나 논의하자고 밝혔다. 대외관계에 고비가 있을 때마다 친서를 통해 이를 돌파해왔던 김 위원장의 친서 외교가 북·미관계 교착을 맞아 재가동됐다는 분석이다. 또 이 같은 유화적 메시지는 내년 1월 1일 있을 신년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서외교 재가동. 북미관계 난관 돌파
김 위원장은 그동안 친서를 통해 대외 관계에서 급반전을 이뤄왔다.
올 초 북한 외무성 고위관료들의 대미 비난으로 자칫 수렁에 빠질 뻔했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개최 움직임이 가까스로 이어지던 가운데, 지난 6월 1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김 위원장의 편지를 전달해 친서 외교의 첫 문을 열었다.
한 달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세 번째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통해 두 번째 친서를 보냈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귀환하는 '실패한 방북길'에서도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냄으로써 북미 관계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어 북미 협상의 교착 국면에서도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하는 과정에서 세 번째 친서를 보내 지난 8월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정권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네 번째 친서를 보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전격 요청했다. 올해까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5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유일한 동생이자 사실상 국정 운영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김여정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보내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했다.
▶신년사에 어떤 내용 담길까 세계 이목.
1일 발표하는 신년사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숨 가쁘게 진행돼 온 북한 비핵화 협상이 최근 몇 달째 정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에 따라 북미 관계의 해법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북미 관계는 답보상태다. 비핵화 조치의 진전을 요구하는 미국과 상응 조치를 요구하는 북한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북미 간에는 정상회담은 물론 고위급 회담도 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번 친서에서 유화적인 내용을 밝힌 만큼 신년사를 통해서는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 비핵화 조치 언급 등을 통해 북핵 협상과 남북미 간 대화에 대한 속내를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측은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 '핵 개발의 심장'인 영변 핵시설 폐기 의지를 밝혔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 측에 상응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당근' 없이는 북미 관계의 진전이 없을 것이란 압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북 관계 부분에선 '가까운 시일 내'에 이뤄질 예정이었던 서울 답방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경제개발 관련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내년은 김 위원장이 추진 중인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4년 차가 되는 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이후에 '청사진'에 대해서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김 위원장이 어떤 돌파구를 제시할 것인지는 향후 북한의 대외 행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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