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참사…가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보일러 배기통·연통 눈으로 꼭 확인"

입력 2018-12-19 21:30:00 수정 2018-12-20 15:49:57

대구에만 7만2천가구 LPG난방…무자격 시공업체 횡행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강릉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사고 학생의 부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강릉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사고 학생의 부모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친 강릉 펜션 사고의 원인이 난방용 가스보일러에서 유출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되면서 허술한 가스보일러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가구와 달리 일반주택에 설치되는 LPG(액화석유가스) 보일러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경찰은 19일 난방용 가스보일러에서 유출된 배기가스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고가 난 펜션 베란다에 설치된 보일러 본체와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관 연결 부위가 어긋나 다량의 일산화탄소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가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스보일러 설치 및 시공은 가스시설시공업 등록 면허보유자만 가능하다. 자격 업체가 보일러를 설치한 후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가 설치 이상 유무를 확인토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LPG 가스보일러는 무자격 시공업자가 설치해도 딱히 제지할 방법이 없고, 안전 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보일러 설비업체를 운영하는 김모(47) 씨는 "LPG 가스보일러 시공기사들 중에는 무자격자도 적잖다. 설치 과정에서 배관이나 연통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설치 후 안전 점검도 제대로 안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지역 107만6천98가구 중 LPG가스 사용가구는 7만2천905가구(6.8%)에 이르다. 최근 5년 간(2013~2017년) 전국에서 23건의 가스보일러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절반이 넘는 15건은 설치 과정에 문제가 있었거나 노후화가 원인이었다.

안전 규정은 여전히 미비하다.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면 1년에 1회 이상 점검을 받도록 돼 있을 뿐 적용 범위나 건물 규모, 점검 주체 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배기통이나 연통에 벌어진 틈이나 파손 부위가 있는지 반드시 육안으로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가스공급업체나 가스안전공사에 점검을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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