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슈 풀이] <3> 2020 美 대선 누가 뛰나…하) 미국 대선의 독특한 승자독식 방식

입력 2018-11-09 14:05:13 수정 2018-11-14 16:51:55

지난 2016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무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6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무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잠룡들이 누군가를 알아봤다면 미국의 대선 방식도 알 필요가 있다. 미국 방식은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단순히 유권자의 득표수로 따지는 우리나라의 직접선거 방식과는 판이하다. 미국은 주(州·stste)별로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와 승자 독식이라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워낙 땅덩어리가 넒어 교통과 통신이 불편한 데다 직접선거를 하면 인구가 적은 주는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후보결정에서 최종 투표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 연합뉴스
후보결정에서 최종 투표까지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 연합뉴스

미국 대선은 '민주당'공화당 각각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주별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또는 코커스(당원대회)→대선 후보 추대를 위한 전당대회→대통령 선거'의 과정을 거친다. 유권자들은 대선이 있는 해의 2~6월 프라이머리나 코커스를 통해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대의원을 뽑고, 여기에 뽑힌 대의원들은 7∼8월 열리는 전당 대회에 참석해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다. 후보 지명전이 끝나면 각 당의 후보들은 상대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국민은 11월 첫째 월요일이 속한 주의 화요일에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다.

먼저 미국 대선은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선출부터 시작된다.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법에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와 당원대회(코커스)가 있다. 프라이머리에서 대의원의 75%, 코커스에서 나머지 25%가 선출된다. 프라이머리는 일반 유권자들이 직접 참여해 전당 대회에 나갈 대의원을 뽑는 것이고, 코커스는 당 임원(중진, 유력자)이나 당원이 대의원을 선출하는 것이다.

코커스는 아이오와 주에서 가장 먼저 열리고, 프라이머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먼저 열린다. 이에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미 대선에서 상징성이 크다. 첫 결과에 따라 언론의 관심이나 선거자금 모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3월 첫째 화요일이 대세를 1차로 판가름하는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로 통한다. 이날은 가장 많은 주에서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날이다. 즉, 후보 지명을 따내는 데 필요한 대의원의 절반 정도가 이날 결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민주'공화 양당의 후보를 결정짓는 날이 될 수 있다.

뽑힌 대의원들은 7∼8월 열리는 전당 대회에 참석해 차기 대통령 후보를 선출한다. 각 주에서 뽑힌 대의원은 제각각 당대회 개최지에 모인다. 전당 대회는 해마다 열리는 것이 아니라, 4년에 한 번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때만 모인다. 당대회에서는 대의원의 표의 과반수를 얻은 자가 그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된다. 또 이 대회에서는 부통령 후보 지명도 이뤄지는데,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에 지명된 사람이 지명한다.

마지막으로 7∼8월이면 각 당의 후보 지명전은 끝이 나고 양당의 대선 후보 간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진다. 이때 전 국민은 대통령을 선거하는 사람, 즉 선거인단을 뽑게 된다. 각 당은 미리 주마다 대통령 선거인단 명부를 제출해 놓고, 유권자들은 11월 첫째 월요일이 속한 주의 화요일에 선거인단을 투표한다.

대통령을 선출할 선거인단은 연방 하원의원 수 435명, 상원의원 수 100명, 워싱턴 D. C에 배정된 3명을 모두 합쳐 총 538명이 뽑힌다. 하원의원 수는 주별로 인구비례에 따라, 상원의원 수는 각 주에 2명씩 배정된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한 주는 캘리포니아주로 55명이다. 각 주의 하원의원 수는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10년마다 바뀐다.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절반이 넘는 270명의 선거인단의 표를 확보해야 한다.

각 주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 모두를 가진다. 예를 들어 2020년 대선 때 가상으로 캘리포니아주에서 트럼프가 50.1%, 모 민주당 대선후보가 49.9%를 차지해 득표율 차가 0.2%포인트밖에 나지 않더라도 트럼프가 캘리포니아주의 선거인단(55명)을 모두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게 승자독식방식이다. 이 때문에 선거인단이 많이 배정된 주에서 이기는 것이 대선 승리의 핵심이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민주당)보다 전체 득표율에서는 뒤졌지만 당선된 것도 이런 승자독식 방식 때문이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주별 선거인단 수. 트럼프는 득표율에서 뒤졌지만 주별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선거인단을 과반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연합뉴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주별 선거인단 수. 트럼프는 득표율에서 뒤졌지만 주별 승자독식 방식에 따라 선거인단을 과반 확보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연합뉴스

미국 내에서 이런 승자독식 방식에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 방식을 통해 대선 후보들은 인구 수가 작은 주에서도 선거운동을 벌이고 전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사를 파악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이 방식을 버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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