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전통 상(商)문화의 산실 고령상무사기념관

입력 2018-11-16 06:30:00

고령상무사기념관. 조선부보상의 후예를 자처하는 고령 상인들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고령군 제공
고령상무사기념관. 조선부보상의 후예를 자처하는 고령 상인들의 마음의 고향이기도 하다. 고령군 제공

'고령상무사기념관(高靈商務社記念館)을 아십니까?'

4일, 또는 9일 고령군을 방문하면 고령전통시장의 규모와 활기에 놀라게 된다. 대구시 인근에 수많은 전통시장이 있지만, 장꾼들은 전통시장 특유의 맛과 재미를 느끼기는 고령장을 최고로 꼽는다. 고령상무사기념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대가야읍에 있는 고령상무사기념관은 2천215㎡의 부지에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맞배지붕으로, 대청에는 '상무사기념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1개의 큰 방과 2개의 작은 방으로 구성돼 있는데, 큰 방은 조선부보상단의 시조인 백토산의 위패와 1866년 이래 고령상무사 좌사계와 고령상무사 우사계에 몸담았던 반수와 접장들의 지방을 전시하는 잠실로 사용되고 있다.

또 작은 방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 30호로 지정된 물금장, 선생안, 계안 등 고령상무사에 전하는 유물과 유품을 전시해 두고 있다. 공간 내부에는 고령상무사의 변화 과정을 알 수 있도록 패널 11개를 설치해 이들의 행적과 생활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마당 한 편에는 고령 지역 상인들이 건립한 비석 4기가 있다.

고령군에는 조선부보상단의 후신인 상무사 조직이 현재까지 남아 옛 상인 단체의 명맥을 잇고 있다. 1866년 조직된 고령상무사 좌사계와 1899년부터 활동한 고령상무사 우사상계가 바로 그들이다. 좌사계는 등짐을 지고 다니던 부상(負商)이, 우사상계는 보따리를 매고 다니던 보상(褓商)이 그 주요 구성원이다.

이후 두 단체는 2005년 통합총회를 거쳐 '고령상무사 상계'(商契)로 개칭하고 2008년 통합 고령상무사로 첫발을 내디뎠다. 같은 해 고령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조선부보상단의 유업을 기리고 지역 상인의 삶과 문화를 한자리에 모아 역사 현장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고령상무사기념관이 건립됐다. 이 기념관은 경상북도 내 최초의 조선부보상 관련 박물관이다.

고령장이 전통장의 명맥을 잘 유지하는 것은 조선 500년 동안 독특한 조직과 운영체계·윤리규정을 자랑하던 한국의 전통 상인단체인 조선부보상단의 삶과 문화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고령군은 고령상무사 선(先)반수와 선(先)접장(둘다 보부상의 우두머리를 일컬음)의 위업을 기리고 고령상무사의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매년 음력 3월 3일과 9월 9일 두 차례 향사를 제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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