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기업형슈퍼마켓(SSM)도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농협하나로마트는 자발적 휴업이 아니면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예외 규정을 적용받는 탓이다. 현행법 상 농수산물 매출이 전체에서 55%를 넘어서면 규제 대상 유통업체일지라도 의무휴업에서 빠진다.
현행법에서 이 같은 예외를 두는 것은 농수산물 매출이 농민의 생존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농협은 이처럼 유통법을 비껴가 실익은 챙기면서도 뒤로는 정작 농민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 자체 브랜드 상품(PB) 총 292개의 가공식품 중 밀가루, 된장, 고추장 등 133개 품목(45.5%)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자체 브랜드인 농협하나로 PB(Private Brand) 상품 중 절반에 가까운 품목이 수입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또 농협 공판장에서 취급하는 수입 농산물의 비중도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하나로마트의 원산지 표시 위반도 2015년 9건에서 2016년 16건, 2017년 37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우리 농산물을 보호하고 발전시켜야 할 농협이 설립 취지를 무시한 채 영리만을 쫓는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예천군의 한 농민은 "농협은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인데 절반 가까운 품목에 수입산 원료를 쓰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농협 하나로마트조차 수입산 농산물을 무차별적으로 진열한다면 신토불이 제품은 설 땅을 잃을 것"이라고 했다.
한 농수산물 중도매인은 "갈수록 우리 농산물에 대한 대형마트 납품 규모가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외국 농산물 공급 때문"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더라도 농협만은 우리 농산물을 사용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통 전문가들은 농협의 이런 이중적 태도가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며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농수산물 경매업체인 효성청과 김형수 대표(농업 마케팅 박사)는 "농협 하나로마트도 다른 대형마트들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측면에서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농민을 대변하는 농협이라는 존재 가치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농협경제지주 측 관계자는 "현재 수입 농산물과 원료 등에 대한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를 파악 중"이라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어 가격 경쟁력을 위해 농산물을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표>농협 PB상품 하나로마트 연도별 공급 현황(자료: 농업협동조합중앙회)
연도 수량 금액
2015년 4천432만5천개 400억6천500만원
2016년 5천948만4천개 432억6천400만원
2017년 6천464만1천개 566억2천1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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