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종전선언에 대한 한미 간 시각차를 재확인해주었다. 회담 후 청와대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해서 두 정상 간 깊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지만, 백악관의 정상회담 발표문에는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신 “두 정상은…대북 제재를 강력히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대북 제재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백악관 발표는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행동이 있어야 종전선언도 논의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그럴 단계가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이 약속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쇄’ ‘유관 국가 전문가 참관하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발사대 영구 폐기’를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한 판단이다. 북한은 이미 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어서 노후화된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인 영변 핵시설은 없어도 그만이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더 위협적인 이동식 발사대로 무장하고 있다.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은 이런 것이 아니라 핵탄두, 핵시설, 핵물질에 대한 신고 검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그 시간표라도 제시해야 구체적 비핵화 행동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비핵화 해법은 이와 다르다. 문 대통령은 25일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먼저 필요한 것이 종전선언”이라고 했다. 그러면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근거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문 대통령 자신의 ‘신뢰’뿐이다. 이런 믿음만으로 종전선언을 할 수는 없다. 김정은은 아직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종전선언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최소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가시적인 비핵화 행동을 하는지부터 확인한 이후 검토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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