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추석 민심]경제, 앞으로 상황에 대한 우려와 어려움

입력 2018-09-20 21:00:00

민족 큰 명절인 추석을 앞둔 19일 의성군 봉양장에 나온 주민들이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 돔베기를 구입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민족 큰 명절인 추석을 앞둔 19일 의성군 봉양장에 나온 주민들이 차례상에 올릴 제수용 돔베기를 구입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한가위를 앞둔 대구경북민들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에 뛰는 집값과 물가까지 팍팍한 삶과 어려움을 호소하며 근심이 가득하다.

기업인, 직장인부터 주부, 신혼부부에 이르기까지 대구경북 경제 상황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쏟아졌다.

대구 중소기업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8천350원) 인상에 직격탄을 맞는다고 호소했다. 자동차부품, 섬유 등 노동집약적 업종이 밀집한 대구 제조업 특성상 최저임금 피해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담 이성월 대표는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겹치며 중소기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별·업종별로 경영환경이 다른 만큼 정부가 최저임금 차등화를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 각종 수당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식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소득주도성장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전철효(29) 씨는 "교통비, 식대 등 수당이 기본급으로 전환돼 실제로 받는 월급은 그대로다. 일종의 '꼼수'인 셈"이라며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모두 근로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은행 PB센터에서 근무하는 현재희(46) 씨는 "요즘 어려워진 경제 사정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는 물론 재테크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을 통해 위축된 경기를 실감한다는 것이다.

현 씨는 "제조업체 대표들이 인건비 부담과 내수침체 등 어려워진 경영 상황으로 인해 기업 운영을 포기하려 한다. 개인들도 소비를 줄이고 안정적인 자산 운용에 치중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경제 전망이 어두운 탓에 소비위축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지는 등 지역 경제가 더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뛰는 물가와 집값에 서민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는 아우성도 나온다.

맞벌이 부부 김현기(35), 송미림(33) 씨는 "종합부동산세 강화니 뭐니뭐니 하지만 정부 부동산대책이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오히려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정부가 집값 잡기에만 골몰한 나머지 정작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르는 건 아닐까, 마음만 불안해지고 있다"며 "정부가 맞벌이 신혼부부 청약 당첨 기회를 넓히는 등 무주택자한테 필요한 대책을 치열하게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맏며느리인 박수현(52) 씨는 "물가가 올라도 너무 많이 올라 차례상을 보러 다니는 일이 겁날 정도"라고 했다. 박씨는 "멀리서 명절을 지내러 오는 친척들 눈치가 조금 보이긴 하지만 올해 차례상에는 음식 가짓수를 조금 줄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시금치는 그야말로 '금(金)치'가 됐고, 과일도 제수용 품질 좋은 것들은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서민 가계를 위해 물가 안정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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