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침체가 악화일로다.
어려운 경기탓에 적자를 내는 기업이 늘면서 청년들은 일자를 찾지못하고, 실업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집값은 사상 최고로 치솟으면서 양극화 심화로 서민들만 죽을 지경이다.
◆기업 적자, 실업자는 양산
국내 상장사 가운데 매출액에서 재료비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뒤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국내 상장기업의 수익성 및 지속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은 118개로, 2014년(120개) 이후 가장 많았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를 낸 기업은 2015년 113개, 2016년 109개로 줄었다가 다시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기업 경기가 악화되면서 실업자도 해마다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업자이거나 실업에 가까운 상태로 볼 수 있는 이들이 1년 넘게 전년 동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를 합한 인원수는 올해 7월 기준 342만6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9만2천명(5.9%) 많았다. 이들의 규모는 작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로 늘었다.
잠재경제활동인구는 비(非)경제활동인구 중 잠재적으로 취업이나 구직이 가능한 이를,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는 취업자 중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취업을 희망하고 추가취업을 할 수 있는 이를 말한다. 이들은 통계에서는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지만, 일하고 싶은 의사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업자 혹은 '반(半) 실업자'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실업자의 상대적 규모를 보여주는 체감실업률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확장경제활동인구(경제활동인구+잠재경제활동인구)에서 실업자, 잠재경제활동인구,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의 비중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이 작년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16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높았다.
◆집값 사상 최고치, 서민은 울상
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전체 주택 시가총액 배율이 사상 최고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택 시세의 합인 주택 시가총액은 4천22조4천695억원으로 1년 전보다 7.6% 늘었다. 작년 명목 GDP는 같은 기간 5.4% 증가한 1천730조3천985억원이었다.
GDP보다 주택 시가총액이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다 보니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은 2.32배로 전년의 2.28배보다 확대됐다.
지난해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은 한은이 주택 시가총액 자료를 작성한 1995년 이래 사상 최고였다.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은 경제 성장세와 견줘 주택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 배율이 상승한 것은 경기보다 주택 시장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는 의미다.
2001년 1.53배이던 이 배율은 부동산시장 호황과 함께 2007년 2.26배로 확대됐다.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가 맞물리며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어 GDP 대비 주택 시가총액 배율은 2014년 2.24배, 2016년2.28배로 커졌다.
집값 상승으로 서민 실수요자가 피해를 본다고 판단한 문재인 정부는 투기 과열지구를 6년 만에 부활시키는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를 내놨으나 '약발'이 먹히지 않은 분위기였다.
지난해 전년 대비 주택 시가총액의 증가율이 2007년(1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는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초 주택 공급 확대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기업 "한국 경제 침체국면 진입" 인식
기업의 94%가 한국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에 대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9일 전국 5인 이상 527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8년 추석 연휴 및 상여금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에 대해 94.3%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4.1%, '동의하지 않는다'는 1.6%에 불과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동의한다는 응답이 88.9%였으나 300인 미만 기업에선 95.8%로,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 이런 진단에 더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추석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악화됐다'(17.9%), '악화됐다'(43.1%) 등 전체적으로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중이 61.0%로 나타났다. '작년과 비슷하다'는 35.7%였고, '개선됐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다.
올해 추석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도 작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추석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70.2%로, 지난해(72.1%)보다 1.9%포인트 감소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은 작년보다 4.1%포인트(77.3%→73.2%), 300인 미만 기업은 1.5%포인트(70.9%→69.4%)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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