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육지의 섬 군위, 하늘을 꿈꾸다

입력 2018-09-09 15:48:15 수정 2018-09-10 16:50:21

신순식 군위군 부군수
신순식 군위군 부군수

"fly me to the moon(날 저 달로 날려주세요), let me sing among those stars(내가 저 별들 사이에서 노래하게 해주세요)."

1969년 7월 16일.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는 달 표면에 착륙했다. 그리고 닷새 후 닐 암스트롱은 인류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지구가 아닌 다른 곳에 발을 딛는 순간 인류는 '지구인'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우주인'이 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날의 위대한 순간을 함께했던 곡이 바로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곡 'fly me to the moon'이다.

나는 지난 9월 5일 군위군의 문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문화의 밤 행사에서 'fly me to the moon'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과거 인류의 불모지였던 달 그리고 대도시를 지척에 두고도 개발되지 못한 육지의 섬 군위, 그 사이의 묘한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우리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맞춰 기분 좋은 상상에 빠져들었다.

지금 군위군에는 '세기의 한 걸음'으로 기억될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바로 공항 이전이다. 지난해 대구공항 통합이전 예비후보지로 군위군 내 2곳이 선정된 데 이어 올 3월 이전 후보지로 군위군 우보면과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 2곳이 확정되면서 공항의 군위 이전은 분명한 사실이 되고 있다.

대구공항의 확장 이전은 시대의 요구다. 폭발적인 성장으로 적자공항의 오명을 일찌감치 벗어던지고 국내 4대 공항으로 우뚝 선 대구공항은 이미 수용 한계치를 넘어 조만간 이용객 4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화로 인한 소음피해와 고도제한은 도시의 발전을 저해하며 대구시의 오랜 숙제가 되어 왔다.

게다가 물류 기능이 취약하다는 사실 역시 큰 한계로 작용해 지역의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 수요를 충족하고 경제 기능이 가능한 열린 공항, 그야말로 대구공항의 새 판 짜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는 공항 중심으로 산업이 발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 공항은 단순히 여객 기능을 넘어 공항경제권으로서 그 기능이 확장되고 있다.

현재 해외 비즈니스 확대가 기업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국내외 기업 역시 항공이 편리한 배후산단에 입지하려는 경향 역시 이를 증명한다.

공항 이전에 따른 경제효과는 12조원, 일자리 창출효과는 6만 명에 이른다. 인구 유입은 최소 1만 명 이상이다. 이뿐 아니라 연결도로망과 철도, 항공산업과 물류기능 확충으로 대구경북에는 새로운 활력이 넘칠 것이다.

대구공항 통합이전은 우리에게 '더 큰 대구'와 '열린 경북'을 선물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육지의 섬 군위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위대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라는 광고 카피처럼 그 어떤 정치적 계산이나 절차의 지연 없이 과감하게 속도를 내야 한다.

군위군의 '가장 의미 있는 한 걸음'이 '위대한 역사'로 완성되는 순간에 오늘을 추억하며 'moon'(달)이 아닌 'sky'(하늘)를 넣어 'fly me to the sky'를 멋지게 불러보고 싶다. 그날 하늘에서 내려다본 군위는 세상 그 어느 곳보다 희망으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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